kt 위즈가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가고시마로 이동한다. 실전 경기가 많이 계획돼있는 만큼 본격적인 생존 경쟁도 함께 시작된다.
kt는 18일 가고시마로 이동해 2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 kt는 당초 이동 시간, 시차 적응 등을 고려해 일본에서만 스프링캠프를 계획했다. 1차 캠프를 진행했던 휴가시도 kt에는 최적의 공간이었다. 조범현 감독은 “연습하기에 좋다. 내, 외야를 다 사용할 수 있고 불펜도 잘 돼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베테랑 선수들이 새로 합류하면서 훈련 분위기도 좋아졌다. 조 감독은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도 “옆에서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배울 점이 많다”며 고참 선수들의 합류를 반겼다. 그러나 그만큼 경쟁은 치열해지는 법. 무엇보다 절실한 선수들이 많이 모여 있는 kt이기에 그 누구도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kt 선수들은 기본 훈련을 소화한 뒤 자체 청백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습경기에 들어갔다. 그동안의 훈련 성과를 점검할 수 있는 시간이다. 지금까지는 대외 평가전에서 주로 젊은 선수들이 선발로 나섰다. 그 결과 동국대학교와의 경기에선 가볍게 승리했지만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2번의 평가전에선 연일 무릎을 꿇었다. 일본 프로팀과의 실력 차를 단숨에 줄일 수는 없었다.
하지만 분명 가능성도 볼 수 있었다. 마운드에선 특정 선수 몇 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젊은 투수들이 호투를 펼쳤다. 오릭스 타선에 대부분 1군 선수들이 포진돼있었던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칭찬할만한 대목이었다. 특히 박세웅, 이성민, 고영표, 이창재 등의 선수들이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그러나 이제 중간급 혹은 베테랑 선수들도 서서히 연습 경기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는 셈이다. 현재 kt 전력은 아무 것도 확정된 것이 없다. 외국인 투수, 타자의 자리를 제외하면 확실한 선수가 없다. 따라서 앞으로의 연습경기에서 얻은 기회를 충분히 살릴 필요가 있다. 특히 주전보다는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수들의 고군분투가 예상된다.
당장 선발진만 봐도 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당초 특별지명을 통해 영입된 선수 중 정대현을 선발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연습 경기에서 이성민이 오히려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성민도 지난 2년간 1군 경험이 있는 만큼 페이스를 끌어 올린다면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재활을 마치고 정상 궤도에 오른 심재민도 15일 오릭스전에서 인상적인 피칭으로 일본 타자들을 막았다.
중간 계투 후보도 한둘이 아니다. 고영표, 안상빈, 이창재 등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좌완 조현우, 고졸 좌완 정성곤도 안정적인 투구로 이들을 위협하고 있다. 불펜의 중심으로 꼽히고 있는 김사율은 아직 등판하지 않았다. 베테랑으로 힘을 보탤 김기표는 자체 청백전 2경기서 각각 1이닝 무실점으로 시동을 걸고 있는 상황. 그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
야수들 간의 경쟁도 마찬가지다. 주전 포수로 용덕한이 유력하고 파워에 장점을 가진 윤도경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제 2년차를 맞는 안중열은 매 경기마다 정확한 송구로 도루를 저지하고 있다. 15일 오릭스전에선 선발 포수로 나서 2개의 도루를 저지하기도 했다. 내야에서도 박기혁, 박경수 등이 타선에서 부진해 젊은 선수들이 기회를 노리고 있다.
외야에선 김사연이 리드오프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대형은 아직 몸 상태를 완전히 끌어 올리지 못했고 오릭스와의 2경기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여기에 배병옥이 오릭스전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했고 김동명도 좋은 타격 페이스로 경쟁에서 앞서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베테랑 김상현의 활용 여부에 따라서 경쟁 구도는 충분히 바뀔 수 있다.
물론 아직은 연습경기일 뿐이다. 모든 팀이 100% 전력으로 맞서기 보다는 선수들의 기량 점검을 위해 경기를 치른다. 다만 한 타석, 한 타석을 맞이하는 선수들에게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우여곡절을 많이 겪은 kt 선수들에게 매 타석은 1군 진입을 위한 지름길일 수 있다. 과연 가고시마 2차 캠프에선 어떤 선수들이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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