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짓기 예능’이라는 오해를 받았던 ‘썸남썸녀’가 스타들의 예상 외 조합이 재미를 안겼다. 솔로인 공통점을 가진 스타들이 세 명씩 짝을 이뤄 친해지는 과정에서 연애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여러 명이 함께 모이니 좀 더 솔직하게 수다를 떨었고, 이는 미혼 남녀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17일 방송된 SBS 설날 특집 예능프로그램 ‘썸남썸녀’는 스타들이 자신의 성격을 소개하고, 한 집에 모여 친밀해지는 과정을 담았다. 이 프로그램은 김정난, 채정안, 선우선, 채연, 나르샤, 한정수, 김지훈, 심형탁, 김기방이 ‘진정한 사랑 찾기’란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3명씩 짝을 지어 한 집에서 사는 모습을 다룬다. 요즘 유행하는 관찰 예능프로그램 형식.
이날 첫 방송은 채정안·나르샤·채연, 심형탁·김기방·한정수가 한집에 살게 됐다. 김정난·선우선·김지훈이 한 조가 됐다. 제작진은 스타들이 평소 어떻게 생활하는지, 연애에 대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연애를 9년째 못했다는 김기방, 고양이 로봇인 도라에몽을 사랑해 연애에 관심이 없었다는 심형탁, 이제는 부모가 걱정한다는 채정안 등 연애 못하는 스타들의 ‘짠하고 웃음이 있는’ 일상이 공개됐다.

일단 각양각색의 성격의 스타들이 모이니 재미는 있었다. 서로 친해지기 전 조심스럽게 탐구를 하고, 농담을 하는 모습은 웃음기가 있었다. 연애를 하고 싶어하는 공통점이 있는 스타들은 금방 친해졌고, 이는 재밌는 조합이 형성되며 프로그램의 흥미를 높였다. 여자들은 수다로 친해졌고, 남자들은 공통적인 취미를 공유하며 친밀해졌다.
‘썸남썸녀’는 사실 안방극장이 우려먹기 좋아하는 짝짓기 예능이라는 오명 속에 출발했다. 더욱이 구성 자체도 현재 방송 중인 ‘룸메이트’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 일단 첫 방송만 봤을 때 ‘썸남썸녀’는 개성 강한 스타들의 매력이 볼 만 했고, 공통적인 관심사를 바탕으로 친밀해지는 과정이 흥미를 자극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채정안, 나르샤, 채연 조합. 이들은 사랑과 연애에 대한 솔직한 속풀이를 했다. 이혼 후유증을 고백하며 사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다는 채정안의 솔직한 속내 고백, 연애에 대한 거침 없는 이야기를 하는 나르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끄는 채연의 ‘폭풍 수다’가 즐거움이 있었다. 비슷한 나이 또래의 세 여자는 누가 억지로 연결해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수다는 큰 힘이었다.
인위적으로 짝을 짓는 ‘러브 버라이어티’가 아니었다. 동성이 모였든 혼성이 모였든, 서로가 사랑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는 게 모임의 이유였다. 그 안에서 사랑을 찾는 것보다는 왜 연애를 못하는지, 어떤 이성을 만나야하는지에 대해 조언을 구하면서 공감하는 일이 이 프로그램의 구성인 것. 혼성인 김정난, 선우선, 김지훈은 미묘한 분위기라기보다는 ‘폭풍 잔소리’를 하는 김지훈 덕에 든든한 우정으로 흘러가는 듯 보여 웃음을 안겼다. 물론 그럼에도 김지훈과 선우선은 함께 있으면 뭔가 ‘썸’으로 보이긴 했다.
특히 어색하면 어색한대로, 뭔가 애매하면 애매한대로 담백하게 담으며 억지스럽지 않아 자극적인 것을 원하지 않는 시청자들의 입맛을 충족시키기에는 괜찮았다. 담백한 구성은 방송인 이본이 친밀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상황 설명을 하는 내레이션을 맡은 게 좋은 영향을 끼쳤다.
첫 방송만 봤을 때 이 프로그램은 스타들의 속내를 훔쳐보는 재미, 그들의 고민을 함께 공유하는 즐거움, 그 속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며 빠져드는 구성이었다. 흔하디 흔한 짝짓기 예능이 아니라 다행이었고, 기대 이상의 스타들의 진솔한 매력을 발견하는 흥미가 있었다. 2부작으로 마련된 ‘썸남썸녀’는 오는 18일 오후 11시 15분에 2부가 방송된다. 설날 특집 예능프로그램으로서 시청자 반응이 좋으면 정규 편성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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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남썸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