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레전드 드라마'가 탄생했다. 충분히 납득할만한 반전을 거듭하는 탄탄한 스토리라인에 휘몰아치는 전개, 감탄을 자아내는 극적 장치까지. SBS 월화드라마 '펀치'는 내실있는 드라마였다. 마지막회에서는 청량감을 주는 시원한 복수와 정의실현, 가족애를 그려낸 깔끔한 마무리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도저히 빈틈이 없었다. 박경수 작가의 필력과 이명우 PD의 연출력. 이 탄탄한 콤비의 시나리오는 배우들의 명연기로 더욱 풍성하고 견고해졌다. 주연배우는 물론 조연, 아역배우까지 열연을 펼치며 높은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 냈다. 누구 하나를 집어 칭찬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출연 배우들 모두 수준 이상의 연기를 통해 시청자들의 몰입을 도왔다.
그 중에서도 김래원(박정환)과 조재현(이태준)이 보여준 호흡이 훌륭했다. 한 배를 탄 한 팀이었다가 몰락시켜야 하는 적으로 돌아서고, 마지막에는 최명길(윤지숙)을 몰락시키기 위해 또 다시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은 각자 맡은 캐릭터를 맛깔나게 살려내며 묘한 관계를 유지했다. 분명히 진지한데, 싸운다기보다 서로를 약올리는 듯 보일정도로 가까우면서 먼 사이를 연기했다. 대립을 이뤘던 두 사람이 선과 악의 관계가 아니었다는 것이 신선했다.

이들의 연기력은 뻔해보이는 캐릭터를 예상한 이들에게 날린 '카운터펀치' 같았다.
김래원은 자칫하면 불쌍해보일 수 있는 시한부 삶을 사는 박정환을 멋드러진 인물로 그려냈다. 여기에는 대구법과 도치법이 적절히 가미된 멋드러진 대사들이 한 몫 단단히 했지만, 이를 무던하게 툭툭 던져내는 카리스마 있는 연기가 정환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 것이 사실이다.
조재현은 야망으로 가득 차있지만 소탈한 매력도 동시에 갖고 있는 이태준을 입체적으로 살려내면서 일반적인 악역과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누구보다 냉철한 눈빛으로 야먕을 드러내다가도 귀마개를 끼고 캔커피를 내밀며 구수한 사투리로 정환에게 부탁하는 모습은 귀엽기까지 했다.
'펀치'에는 두 사람의 클로즈업샷이 유독 많이 등장한다. 미세한 입술의 떨림과 눈썹의 작은 움직임까지 잡아내는 이 샷이 여느 드라마보다 많이 쓰인 것은 배우 김래원과 조재현에 대한 믿음이자 자신감이었을 것이다.
한편 ‘펀치’는 ‘추적자’, ‘황금의 제국’을 집필한 박경수 작가가 만든 권력 3부작의 마지막 이야기. 시한부 인생을 사는 한 남자가 죽기 전 가족을 지키기 위해 거악과 싸우는 과정을 지독히도 현실적으로 담았다. 지난 해 12월 15일 첫 방송된 이래 흥미로운 이야기와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괴물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았다.
‘펀치’ 후속작은 오는 23일 첫 방송되는 ‘풍문으로 들었소’이다. 이 드라마는 제왕적 권력을 누리며 부와 혈통의 세습을 꿈꾸는 대한민국 초 일류상류층의 속물의식을 통렬한 풍자로 꼬집는 블랙코미디다. 유준상, 유호정, 이준, 고아성 등이 출연하며 ‘아줌마’, ‘아내의 자격’, ‘밀회’ 등 화제작을 함께한 정성주 작가와 안판석 감독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펀치’ 후속작은 오는 23일 첫 방송되는 ‘풍문으로 들었소’이다. 이 드라마는 제왕적 권력을 누리며 부와 혈통의 세습을 꿈꾸는 대한민국 초 일류상류층의 속물의식을 통렬한 풍자로 꼬집는 블랙코미디다. 유준상, 유호정, 이준, 고아성 등이 출연하며 ‘아줌마’, ‘아내의 자격’, ‘밀회’ 등 화제작을 함께한 정성주 작가와 안판석 감독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joonamana@osen.co.kr
'펀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