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마침표' KIA 임기준, 선발경쟁 선두주자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2.18 13: 11

신예 좌투수 임기준(24)이 어두컴컴했던 KIA 마운드에 빛을 쏘았다.
임기준은 지난 17일 일본 오키나와 나고시영구장에서 열린 니혼햄과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동안 71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2볼넷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KIA는 3-5로 역전패 당했으나, 임기준으로 인해 마운드 집단 붕괴에 마침표를 찍었다. KIA는 지난 2번의 연습경기서 총합 30실점. 나오는 투수마다 난타를 당하며 경기 초반부터 상대팀에 승기를 내주곤 했다.
그만큼 이날 임기준의 투구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무엇보다 기록보다 투구내용이 더 좋았다. 이날 임기준은 니혼햄 정예 멤버를 상대로도 전혀 주눅 들지 않으며 삼진쇼를 펼쳤다. 반대로 니혼햄 좌타자들은 임기준의 팔각도와 디셉션에 적응하지 못했다.

임기준은 공을 충분히 가리다가 오버스로보다 한 단계 낮은 지점에서 공을 뿌린다. 좌타자 입장에선 공이 나오는 시점을 보기 힘들며, 마치 등 뒤에서 공이 오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슬라이더의 각도 예리해 대응하기 어렵다. 이날 최고 구속은 141km. 아직 2월 중순임을 감안하면 시즌 중에는 140km 중반대를 예상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임기준은 불펜투구에서 145km를 찍고 있다. 
물론 이제 겨우 첫 연습경기다. 하지만 지금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KIA에 천군만마다 될 수 있다. 현재 KIA는 양현종 필립험버 조쉬 스틴슨 외에 2명의 선발투수를 더 발굴해야만 한다. 원래는 김진우 김병현 임준섭 등이 순조롭게 선발진에 자리할 것 같았다. 그런데 김진우는 스프링캠프 체력테스트서 탈락, 김병현은 맹장수술, 임준섭은 첫 연습경기서 부진했다. 임기준을 비롯해 서재응 박성호 한승혁이 경쟁 중인데 니혼햄전을 통해 임기준이 선두주자로 치고 올라왔다. 
KIA 김기태 감독은 니혼햄전을 마치고 “임기준이 잘 해줬다. 1회 볼넷이 실점으로 이어졌고, 2회 홈런을 맞았으나 이후 괜찮았다. 홈런도 바람을 좀 탔다”며 “앞으로 투구수를 늘려가며 계속 등판할 것이다. 계속 좋은 모습을 기대해보겠다”고 임기준을 칭찬했다.
김 감독은 LG 시절에도 과감한 선발투수 기용으로 결과를 냈다. 불펜투수였던 우규민과 신정락을 선발투수로 전환시켜 LG 토종선발진의 중심을 잡았다. 임기준 역시 2013시즌 경찰청 1년차까지는 주로 불펜에서 등판했었다. 2년차인 2014시즌 선발투수로 전환했고, 2015시즌 1군 무대에서 풀타임 선발투수가 되려고 한다.
임기준은 “아무래도 경쟁하는 입장이다 보니 선발투수에 대한 욕심이 생기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보직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목표를 위해서는 나가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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