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리포트] LG 젊은 피, 어떻게 성장하고 있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2.18 10: 30

모든 팀들의 스프링캠프 목표는 똑같다. 전력이 강해지기 위해 젊은 선수들 성장에 총력을 기울인다. 집중지도 대상도 젊은 선수들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 체력과 기술 훈련을 시키고, 꾸준한 면담을 통해 정신적인 성숙도 유도한다. 
LG 트윈스도 마찬가지다. 선발투수 및 두 번째 포수 발굴, 두터운 야수진 형성에 성공하기 위해선 젊은 선수들이 치고 올라와야 한다. 양상문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선 신인급이나 고참급보다는 20대 초중반에서 후반대 선수들이 눈에 띄었다. 애리조나 MVP를 받은 선수들의 나이대만 봐도 그렇다”고 했다. 애리조나 MVP 수상자는 유강남(23) 오지환(25) 김용의(30) 장진용(29) 유경국(24). 양상문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평가를 기준으로 이들의 어떻게, 얼마나 성장했는지 알아봤다.
유강남: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확연히 달라졌다는 평가다. 지난 2년 동안 상무에서 부상과 수술, 그리고 재활로 인해 포수마스크를 쓴 경기는 많지 않다. 그러나 김정민 배터리 코치에 따르면 지난 2년이 유강남에게는 정신적으로 성숙해질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한다. 사실 유강남은 2012시즌 스프링캠프서도 유력한 두 번째 포수 후보였다. 뛰어난 하드웨어를 지니고 있고, 습득 능력도 빠르며 야구를 대하는 자세도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012시즌 유강남은 1군 무대서 자기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이듬해 상무에 입대했다.

전역 후 유강남은 훈련량을 대폭 늘려 단단한 몸을 만들었고, 현재 거포 타자와 같은 크고 단단한 체구를 자랑하고 있다. 타격 밸런스도 많이 향상됐고, 포수로서 포구 능력도 한 단계 더 올라섰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2루 송구 능력은 군입대 이전에도 최고 수준이었다. 양상문 감독은 “정말 많이 발전했다. 무엇보다 포수로서 팀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잘 한다. 캠프 내내 파이팅 넘치는 자세로 동료들의 사기를 높였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LG 관계자는 “우리 팀에서 가장 목소리가 큰 선수가 유강남이다. 경기 때 덕아웃 근처에 있으면 강남이 소리만 들린다. 그만큼 파이팅이 넘친다”고 했다.
오지환: 타격을 준비할 때 머리 위쪽에 있던 손을 아래로 내렸다. 스윙 궤도가 좁아졌고, 그만큼 민첩하게 상대 투수의 공을 대처할 수 있게 됐다. 헛스윙 삼진이 많았던 만큼, 승부수를 걸었다. 하지만 아직은 새로운 스윙에 적응하고 있는 과정이다. 양상문 감독은 2014시즌 막바지에 “내년에는 지환이가 2루타 머신이 될 수 있게 하겠다”며 컨택 능력 향상을 유도할 것을 다짐한 바 있다. 지난 16일 양 감독은 “아직은 힘들어한다. 실전에서 빗맞은 안타라도 나오면 자신감을 갖고 지금 타격폼을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수비는 문제없다. 2년 연속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로 LG 내야진의 중심을 잡았다. 수비 정교함은 올해 더 향상될 전망. 관건은 컨택 능력이다. 타율이 올라간다면, 1번 타순에 배치될 것이며, 도루 숫자도 더 많아진다. 주력만 놓고 보면, 2013시즌 30도루를 기록한 오지환이 1번 타자로 가장 적합하다. 2할대 후반, 혹은 3할을 치는 오지환이라면, 오지환-정성훈-박용택-이병규(7번)-이진영의 막강 상위 타순이 만들어진다.
김용의: 외야 전향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양 감독은 김용의의 외야 수비에 대해 “점점 자세가 나온다. 적어도 어색한 모습은 아니다”고 전했다. 김용의의 외야 전향이 성공할 경우, LG는 다양한 라인업을 구사하게 된다. 스피드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외야 수비를 잘해준다면 결정적 상황에서 대주자나 대수비로 투입하기도 수월하다.
양 감독 역시 “용의가 외야로 가면서 우리 팀이 훨씬 두터워졌다. 여러 가지 라인업을 짤 수도 있고, 경기 중에도 변화를 꾀할 수도 있게 됐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144경기 체제. 그리고 LG 외야진의 나이를 감안하면, 김용의의 외야 전향은 ‘신의 한 수’로 작용할지도 모른다.
장진용: 선발투수 후보 중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 5년 전 퓨처스리그 다승왕을 차지했고, 전역 후에도 LG 2군에서 동료들에게 가장 신뢰받는 투수였다. 경험이 많은 만큼, 1군에서도 시행착오 없이 자기 역할을 다할 수 있다. LG가 지난해 조기에 4위를 확정지었다면, 양 감독은 장진용에게 선발 등판 기회를 주려고 했었다. 그만큼 양 감독은 일찍이 장진용을 미래의 1군 선발투수로 낙점했다.
비록 아직 실전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애리조나서도 불펜피칭을 통해 코칭스태프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차명석 수석코치는 선발후보 선두주자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주저하지 않고 장진용을 언급했다. 장진용은 18일 청백전에 선발 등판, 2이닝을 소화할 계획이다.
유경국: 선발투수 후보로 지난해부터 시작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야자키 교육리그와 고치 마무리캠프를 통해 1군 스프링캠프에도 합류했다. NC와 연습경기에선 4이닝 무실점으로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키는 작지만, 최고구속 140km 중반대의 빠른 공과 커브 슬라이더를 능숙하게 던진다. 실전 경험이 쌓이면 무서운 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한편 양 감독은 “MVP를 선정하면서 차점자들이 굉장히 많았다. MVP와 바로 아래에 있는 선수들도 MVP와 차이가 크지 않았다”며 “최승준도 타격에 변화를 줬다. 팔로스루를 작게 가져가고 있는데 좋아 보인다. 정의윤도 어느 정도 타격을 바꿔가고 있다. 문선재도 아쉽게 MVP를 놓쳤다”고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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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국 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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