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롯데 ‘봄데’소리 듣지 않아야
OSEN 천일평 기자
발행 2015.02.19 06: 00

‘봄데’’시범데’라는 비속어가 있습니다. 봄에만 반쩍하다가 정작 시즌이 진행돼 여름에 접어들면 추락하는 롯데 자이언츠의 모습을 비꼰 말입니다.
롯데는 2009년, 2010년, 2011년 3년 연속 시범경기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페넌트레이스에서는 순위가 4위-4위-3위로 떨어져 뒷심이 약한 모양을 보였습니다.
지난 34년간 롯데는 시범경기에서 1위를 10번, 2위를 4번이나 차지하는 매우 좋은 성적을 기록했으나 한국시리즈 우승은 두차례뿐입니다.

전년도의 부진한 성적에 대한 부담으로 초반부터 무리한 운영을 하다가 결국 여름 지나면서 체력 고갈, 부상 증가 등의 상황을 초래한 것이 아닌가 보입니다.
2015년 KBO 리그를 앞두고 롯데는 스프링캠프를 1차 미국 애리조나에서 한달간 치르고 2차는 2월 16일부터 일본 가고시마에서 펼치고 있습니다.
현지를 다녀온 OSEN의 박선양, 이대호 기자에 따르면 부상 선수는 박준서가 발목 부상을 당한 것외에는 거의 없이 한마디로 분위기가 좋다고 합니다. ‘한번 해보자’는 투지로 똘똘 뭉쳤다는 것입니다.
지난 해 롯데는 7위로 포스트시즌 탈락,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진 김시진 감독의 사퇴, 원정 숙소 CCTV사찰 파문으로 구단 경영진 경질, 코칭스태프 대거 교체에 장원준, 김사율, 용덕한, 박기혁 등 주요 선수들의 이탈 등으로 어수선했습니다.
애리조나에서 전훈중인 5개 구단을 살펴본 전문가는 올 시즌을 예상하면서“투타 전력이 안정된 작년 우승팀 삼성을 비롯해 두산, SK를 3강으로, 2년 연속 나란히 4강에 든 넥센, LG와 전력이 보강된 한화가 3중으로, 그리고 NC, 롯데, KIA, 신생팀 kt가 4약으로 보인다”고 예상했습니다. 대부분의 야구인들 견해도 롯데를 하위권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전지훈련지로 떠나기까지 무거웠던 롯데 선수단의 분위기였지만 애리조나 캠프 후는 새로운 팀으로 거듭났다 고 합니다. 이종운(49) 감독과 선수들이 밝힌 애리조나 캠프의 가장 큰 성과는 모처럼 밝아진 분위기, 그리고 분명한 목표의식이었습니다.
주장 최준석(32)은 “야구를 시작한 이후 이렇게 분위기가 좋았던 적은 없었다. 나부터 팀을 위한 희생정신을 살리겠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합니다. 팀의 간판선수인 손아섭은 “144게임 전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몸을 만들겠다”면서 솔선수범하고 있습니다.
부산 지역의 팬들의 마음도 롯데를 상당히 떠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지어는 '부산 자인언츠' 설립추진기획단이 지난 달 생겨 2월 6일에 '부산 자이언츠 협동조합 설립추진기획단(가칭)의 롯데의 시민구단 전환을 주제로 공청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현재의 롯데 구단으로부터 구단을 돈주고 사서 시민구단으로 만들겠다는 취지입니다. 기획단은 올해 조합원 30만 명을 모집한 뒤 개인 출자금 30만 원을 모아 900억 원을 만든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지난 해 말 구단 고위층이 싹 바뀌고 각종 악재가 끼어 팀 분위기가 싸늘해진 것을 선수단이 이번 스프링캠프를 계기로 웃음이 나오는 좋은 분위기로 바꾸었다고 해서 선수단이 시범경기나 시즌 초반부터 투지를 내다가 체력이 고갈되는 현상이 나오면 안됩니다.
팀을 살리고 팬심을 다시 결합시키는 것은 결국 성적입니다.  송승준, 강민호의 부활, 옥스프링과 유먼도 떠난 자리에 조쉬 림드블럼, 브룩스 에일리(이상 투수), 짐 아두치(외야수)의 적응, 4∼5선발과 불펜 보강 등이 롯데의 과제입니다.
프로야구 성적은 팀 분위기가 크게 작용하지만 롯데는 우선 차근차근 부족했던 부문을 하나하나 찾아 보완해야 예전의 롯데 인기를 되찾을 수 있습니다.
OSEN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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