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마운드가 2015년을 앞두고 힘찬 발진을 시작했다. 다만 선발과 불펜으로 나눈다면 약간의 온도차는 있다. 선발진은 쾌청한 해가 떠오른 반면 마무리 보직은 아직 불투명하다. 양자의 기상도를 얼마나 좁혀갈 수 있느냐가 오키나와 리그의 최대 화두다.
지난 12일 2차 전지훈련지인 오키나와로 건너간 SK는 세 차례의 연습경기에서 2승1패를 기록했다. 야수들의 컨디션이 아직은 완벽히 올라오지 않았지만 마운드가 워낙 좋은 모습을 보인 끝에 2승을 수확했다. 18일 니혼햄 2군과의 경기에서도 앞서고 있다 역전패를 당하는 등 전체적인 투수들의 컨디션이 좋은 편이다. 구단 관계자들이 “너무 컨디션들이 빨리 올라와 걱정”이라고 할 정도다.
특히 선발진 후보로 거론되는 선수들의 호투가 이어지고 있다. 16일 야쿠르트의 1군급 타선을 상대로 윤희상과 백인식이 각각 2이닝씩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문광은도 1이닝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17일 한화와의 경기에서는 또 하나의 선발요원인 고효준이 2⅓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에 질세라 지난해 5선발로 자리를 지켜야 할 상황인 채병룡이 18일 니혼햄 2군과의 경기에서 2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SK의 올 시즌 선발진은 ‘에이스’ 김광현을 비롯해 두 명의 외국인 선수(밴와트, 켈리), 그리고 건강하게 돌아온 윤희상까지는 확정적이다. 남은 한 자리를 두고 백인식 채병룡 고효준 여건윽 문광은 등이 경쟁하는 구도인데 아직 나서지 않은 여건욱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첫 출격에서 모두 김용희 감독에 자신의 기량을 어필한 것이다. 적어도 선발진은 행복한 고민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비하면 불펜 보직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일단 박희수와 박정배라는 확실한 요원들이 부상으로 재활 중이다. 박희수는 김용희 감독이 마무리 후보로도 생각했던 선수라 늦어지는 재활속도가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기에 윤길현이 러닝 중 햄스트링을 다쳐 조기귀국했다. 확실하게 상태가 회복되지 않으면 오키나와에 부르지 않겠다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이다. 정우람은 2년간 군 복무 공백이 있다. 몸은 좋지만 2년의 공백은 쉽게 메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박희수의 재활이 늦어지는 가운데 김 감독이 점찍은 마무리는 정우람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시즌 시작부터 정우람을 마무리로 쓰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팀 사정 탓에 그 시간이 짧아질 수는 있겠지만, 정우람에게 적응할 시간을 주겠다는 것이 김 감독의 확실한 생각이다. ‘플랜B’로 점찍었던 윤길현은 시즌 개막에 맞추기는 문제가 없는 상황. 하지만 오키나와를 건너 뛸 경우 역시 부담이 생긴다. 이에 SK는 문광은을 비롯,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불펜 요원까지 실험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오키나와에서 어떤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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