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은 공이다. 주의해야 한다".
한신 타이거즈 '수호신' 오승환(33)이 타자를 세워두고 첫 투구를 실시했다. 오승환은 지난 18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구장에서 치러지고 있는 한신 스프링캠프에서 팀 동료 타자 2명을 상대로 총 53개의 공을 던졌다. 불펜 투구에 이어 실전 투구 직전 단계까지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이날 가장 주목받은 건 오승환의 투심 패스트볼이었다.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19일 오승환의 투구 소식을 전하며 지난해에 비해 수직 변화에 중점을 둔 투심 패스트볼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오승환은 지난해에도 캠프에서 투심을 연습했지만 시즌에 들어가서는 거의 구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캠프에서 다시 한 번 투심을 꺼내들었다. 나카니시 키요오키 한신 투수코치는 "투심이 포크볼과 같은 움직임을 보였다. 우타자를 상대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평했다. 오승환의 투심을 타석에서 직접 본 호조 후미야도 "떨어지는 느낌의 투심으로 포크볼보다 구속이 빠르다"며 놀라워했다고.
오승환의 투구를 관찰한 히로시마 도요카프 전력분석원도 "오승환은 훌륭한 투수임에 틀림없다. 여러 가지 대책은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투심은 시험하고 있는 단계이지만 정확도가 높아 쉽지 않은 공이 되겠다. 주의해서 보겠다"고 말했다. 벌써부터 타팀에 오승환의 '투심 주의보' 발령이 떨어진 것이다.
오승환은 직구와 슬라이더를 던지는 투피치 스타일이다. 일본에서도 투피치로 성공했지만, 2년차 시즌을 맞아 종으로 떨어지는 투심 추가를 꾀하고 있다. 포크볼처럼 잘 떨어지는 투심이라면 더 까다로운 투수가 될 수 있다. 물론 구종을 짧은 기간 쉽게 추가하기는 쉽지 않지만 꾸준하게 연습을 하고 있다.
아울러 '산케이스포츠'는 오승환의 슬로 페이스도 조명했다. '빨라야 내달 4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전에 첫 실전경기에 나선다. 2년차 수호신은 주위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흐름대로 개막을 준비 중이다. 오키나와에선 경기에 나서지 않는다. 주니치 드래건스와 개막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오승환도 "아직은 오키나와에서 경기에 던질 예정이 없다. 나카니시 투수코치와 상의해서 등판일을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나카니시 코치도 "고시엔에서 실전 등판할 것이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2월20일 자체 홍백전에서 첫 실전등판을 가졌지만 검증된 투수가 된 올해는 굳이 급하게 서두르지 않는다.
오승환은 "불안함은 없다. 보고 있으면 불안한가?"라고 취재진에게 미소와 함께 되물을 정도로 여유 있다. 주니치 전력분석원도 "오승환은 이 시기에 이래라 저래라 할 투수는 아니다"고 말했다. 상대팀에서도 인정하는 선수, 오승환의 위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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