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에 위치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스프링캠프. 현지 언론이 최근 가장 주목하는 건 태평양을 건너 온 사나이 강정호(28)다. 피츠버그가 이번 겨울 영입한 강정호는 팀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피츠버그 야수들의 캠프 공식 합류일자는 25일이지만 강정호는 일찌감치 플로리다로 향했다. 1월부터 넥센 애리조나 캠프에서 몸을 만들어 온 강정호는 이장석 대표의 "빨리 적응해야하니 빨리 플로리다로 가라"는 말에 예정보다 더 빨리 플로리다에 도착했다. 현재 강정호는 순조롭게 훈련을 소화하고 있으며, 동료들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강정호는 19일 현지언론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강정호는 첫 메이저리그 직행 야수로서의 책임감, 그리고 피츠버그 동료들의 따뜻한 배려에 감사인사를 했다. 특히 현지언론을 통해 주전 유격수 조디 머서의 자리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것에 대해 해명을 했다.

강정호는 MLB.com와 가진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것에 대한) 약간의 책임감 때문에 조금은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내가 잘해야 KBO 선수들의 MLB 진출이 조금은 쉬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냐에 많은 게 달려있다"며 "내가 잘한다면 MLB로 건너 갈 선수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호가 말하는 대표적인 '동료'는 박병호다. 올해를 끝으로 구단동의 하 해외진출이 가능한 박병호는 이미 미국진출 의사를 밝혔다. 넥센 구단역시 박병호의 해외진출을 적극 돕겠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강정호는 영어에 대해 꾸준히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친한 친구 류현진과 농담삼아 비교하며 "최소한 현진이보다는 잘할 수 있다. 영어공부를 꾸준히 했다"고 말했었다.
강정호는 "동료들이 최대한 쉬운 단어로 내게 말을 건다. 동료들과 이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달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가졌던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 대해 해명하는 시간도 가졌다. 강정호는 출국 당시 "유격수로 충분한 기회만 주어진다면 그 선수(조디 머서)는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발언은 미국 현지 언론에도 소개되며 조디 머서가 "도전은 얼마든지 환영한다"고 화답한 바 있다.
여기에 대해 강정호는 "약간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나는 그의 포지션을 빼앗겠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니었다. 다만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싶다는 말이었다. 시너지 효과처럼 말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강정호는 "만약 내게 기회가 온다면 유격수 자리에서 플레이 하고싶다는 말이었다. 내가 다른 포지션에서 기회를 얻는다면 마찬가지로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cleanupp@osen.co.kr
David Arrigo,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