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받아들인 엘리스, 주전보다 우승 먼저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2.20 06: 54

안방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A.J. 엘리스(34)가 희생정신을 보였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의 다저스 담당기자 켄 거닉은 20일(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엘리스는 주전 포수 타이틀을 바라지 않는다. 그는 월드 시리즈 챔피언 포수 타이틀을 갖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팀 우승을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생각이다.
LA 지역 언론인 LA타임스의 다저스 담당기자 딜런 에르난데스 역시 트위터로 “엘리스는 자신의 출전 시간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어떤 역할을 맡게 되더라도 받아들일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거닉이 언급한 엘리스의 의견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엘리스는 지난 3년간 341경기에 출장한 다저스의 주전 포수다. 주전으로 마스크를 쓴 3년간 타율은 2할3푼8리로 낮았으나 출루율은 타율에 비해 매우 높은 3할4푼이었다. 투수들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위협적인 타자는 아니지만 볼넷을 얻을 줄 아는 까다로운 유형의 타자다.
하지만 2012년부터 점차 타율이 떨어졌다. 133경기에서 2할7푼이었던 엘리스의 타율은 2013년 2할3푼8리, 지난해 1할9푼1리로 하락했다. 홈런도 2012년 13개였던 것이 경기 출장 수가 감소하는 것과 동시에 2013년부터 10개, 3개로 점점 줄었다. 쉽게 말해 2012년이 전성기였고, 그 이후 나빠졌다고도 볼 수 있다.
그 결과 다저스는 변화를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포수의 프레이밍 능력(미트질)을 중시하는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트레이드로 야스마니 그랜달을 데려왔다. 그랜달은 지난 시즌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한 공 중 89%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게 했다. 엘리스는 80%에 그쳤다. 존을 벗어난 공도 그랜달은 10%나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게 해 엘리스(8%)보다 앞섰다.
타격 역시 그랜달이 엘리스에 우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8경기에 뛴 그랜달의 타율은 2할2푼8리로 좋은 편은 결코 아니었으나 엘리스보다는 높다. 또한 투수 친화적인 펫코파크를 홈으로 쓰면서도 15홈런을 터뜨려 장타력을 과시했다. 방망이를 들었을 때나 마스크를 썼을 때 모두 엘리스보다 팀에 더 많은 승리를 선물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에 엘리스도 주전 경쟁을 하겠다는 승부욕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몫을 다해 팀 우승에 일조하겠다는 뜻을 폈다. 포수는 전 경기에 출장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리고 경기 중에 부상으로 교체되는 일도 허다하다. 선발 출장하지 않아도 엘리스가 할 일은 많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엘리스가 앉아 있을 때 편하다"며 그와의 호흡에 만족을 표했다. 그랜달의 뒤를 받치기로 한 엘리스가 절치부심해 팀 성적은 물론 개인적으로도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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