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3경기 연속 대패했다. 연습경기이지만 거듭되는 대패에 우려의 시선도 커져가고 있다.
한화는 지난 17~19일 3일 동안 이어진 연습경기에서 대패를 반복했다. 17일 SK전 0-7 영봉패를 시작으로 18일 요코하마전 2-18, 19일 니혼햄전 8-19 패배를 당했다. 3경기에서 10점을 올리는 동안 무려 44실점을 내줬다. 특히 일본팀 상대로 2경기 연속 20점에 육박하는 실점으로 자멸하다시피했다.
한화는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지난해 가을 마무리캠프 때부터 강도 높은 훈련으로 화제를 모았다. 약팀을 강팀으로 조련하는 데 누구보다 탁월한 성과를 낸 김성근 감독과 한화의 만남은 그 자체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최근 3년 연속 포함 지난 6년간 5번이나 최하위를 한 한화의 대반전에 기대가 커졌다.

그러나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뚜껑을 열어 보니 결과와 과정 모두 실망스럽다. 특히 수비에서 내외야를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실책이 쏟아진다. 잡을 수 있는 타구를 서로 미루다 놓치고, 글러브에 들어간 공이 떨어지며 가랑이 사이로 타구가 빠진다. 자칫 부상까지 입을 뻔한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벌써부터 '이것밖에 되지 않느냐'는 걱정과 우려들이 나온다.
그런데 바꿔 말하면 과연 이것이 진짜 한화의 전력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한화의 경기 라인업을 보면 1군을 보장받은 선수는 포수 정범모, 내야수 권용관 정도. 경기조에 포함돼 있는 15명의 야수 중에서 지난해 한화의 1군 전력은 전무하다. 대부분 2군 선수들이거나 다른 팀에서 영입된 선수들 그리고 신인들로 구성돼 있다. 2군 선수들로 당장에 뭔가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김성근 감독도 인정한 부분이다. 김 감독은 "지금 이 선수들로는 부족한 게 당연하다"고 했다. 김태균·조인성·김경언·김회성·송광민·최진행·이용규·한상훈·오윤·강경학이 재활조로 빠져있고, 정근우마저 부상으로 중도 귀국했다. 투수는 배영수·송은범·안영명·이태양·탈보트가 아직 실전경기에 던지지 않았다.
이 선수들을 빼놓고 지금 한화 전력을 논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 물론 2월 중순에서 끝으로 향하는 지금 시점에서 주전 선수들이 실전에 투입되지 않고 있는 것을 좋은 신호로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이들을 빼놓고 치르는 경기를 전력 평가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 김성근 감독도 "이게 우리 실력이다"면서도 "아직 레귤러가 없다. 베스트 멤버로 나서지 않아 전력이 노출될 것도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김 감독은 "지금 이런 결과가 나오면 좋다. 그래야 '아 모자라구나' 싶은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역설했다.
내부적으로 결과에 대해서는 연연하지 않지만 부족한 게 너무 눈에 보인다는 게 문제다. 투수들은 스트라이크를 못 던지고, 야수들은 실책을 남발한다. 3경기 볼넷 19개, 실책 5개.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까지 따지면 더 많다. 만약 주전들이 부상으로 빠지면 그 공백을 대체할 만한 자원이 마땅치 않다. 지금 뛰고 있는 선수들이 반드시 커줘야 한화가 강해질 수 있다. 김성근 감독은 이 선수들을 불러모아 "이대로 사라지고 싶으면 지금처럼 해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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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