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올인’ 양상문, 투수진 냉정하게 바라본 이유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2.20 07: 39

“아직 멀었다.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아져야 한다.”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이 투수진에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양 감독은 지난 18일 청백전을 지켜본 후 “특별히 눈에 띄는 투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LG는 청팀(원정유니폼)에 임지섭 신동훈 최동환 김지용이, 백팀에 장진용 임정우 윤지웅 김선규가 등판했다. 임지섭과 김선규만 홈런으로 실점했으나, 양 감독은 모두가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봤다. 백팀 선발투수 장진용이 투구수 19개로 2이닝 무사사구 무실점 했음에도 양 감독은 웃지 않았다.

이유가 있다. 양 감독은 지난 1월 5일 시무식부터 올 시즌 초반을 강조했다. 지난 2년과는 다르게 초반부터 치고 올라가야 된다고 보고 있다. 당시 양 감독은 “올 시즌은 지난 시즌처럼 막바지까지 힘들게 싸워서는 안 된다. 조금 더 여유를 가져야 한다. (페넌트레이스 종료)10경기, 15경기 이전에 순위가 결정되면 더 큰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시즌 내내 상위권에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양 감독은 올해 78승을 포스트시즌 안정권으로 봤다. 78승이면 2위 혹은 3위를 하고 여유 있게 포스트시즌을 준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무승부가 없다고 가정하면 승률 5할4푼2리. 이는 21세기 LG가 거둔 승률 중 두 번째로 높다. 21세기 LG의 최고승률은 2013시즌 74승 54패 승률 5할7푼8리다.
그만큼 냉철하게 투수들을 평가하고 있다. 루카스·소사·우규민까지 상위 선발라인은 자신 있지만, 4·5 선발투수는 물음표다. 류제국이 돌아오는 5월부터 치고 올라가면, 늦을 수 있다. 올해도 정규시즌 막바지까지 치열하게 싸워야할지도 모른다. 결국 초반부터 승을 쌓으려면 새로운 선발투수가 높이 도약해야 한다. 양 감독은 이미 불펜진 고참 봉중근에게 “매 경기 조금 오버하더라도 시즌 초반부터 모든 투수들을 투입할 것이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넓은 마운드 운용으로 시즌 개막부터 달려가려고 한다.
현재 선발투수 후보군은 장진용 임지섭 유경국 임정우 신동훈 김광삼. 문제는 이들 중 몇 명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비시즌부터 자율훈련을 통해 몸을 만들었는데, 애리조나에서 오히려 페이스가 떨어진 투수가 나오고 있다. 예상만큼 경쟁 구도가 치열하지는 않다.
양 감독은 18일 청백전을 앞두고 “이제부터 시즌이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연습경기를 하다보면 안 되는 게 분명 나올 것이다. 걱정과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다”고 말했다. LG는 20일 SK전을 시작으로 오키나와에서 9번의 연습경기를 치른다. 이미 장진용 루카스 임지섭 유경국 소사의 연습경기 선발 등판날짜가 확정됐다. 양 감독의 근심이 기쁨으로 바뀔 수 있을지 주목된다.
drjose7@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