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 박승현 특파원]LA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고 있는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가 스프링캠프 입성 초입부터 입을 모았다. “대답할 수 없다.”
도대체 얼마나 어려운 질문을 받았길래?
먼저 커쇼. 20일(이하 한국시간) 스프링캠프 리포트를 위한 투포수 소집일에 맞춰 애리조나 글렌데일 카멜백랜치 다저스 선수단 클럽하우스에 모습을 드러낸 커쇼는 어쩌면 가장 민감할 수 있는 질문을 받았다.

“전담 포수로 A.J. 엘리스를 원하는가”였다. 커쇼는 “모르겠다. 그것은 돈 매팅리 감독의 결정 사항이다. 나는 엘리스에게 던지는 것을 좋아하고 성공도 거두었다. 그러나 엘리스를 전담 포수로 두는 것에 대해 답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어쩌면 새로 더 많이 짝을 이루어야 하는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에 대해서는 “ 그 동안 러셀 마틴을 비롯한 많은 선수들을 경험했다. 그랜달은 포구나 블로킹이 좋은 선수고 공격력도 뛰어나다는 명성을 갖고 있다. 아마 (그랜달과 호흡을 맞추는 것도) 좋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첫날부터 커쇼를 향해 전담포수 이야기가 나온 것은 A.J. 엘리스가 다저스에 남게 된 사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종료 후 타격과 피치 프레임에서 문제점이 지적 돼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시즌 중 커쇼는 “내년에도 엘리스가 볼을 받아 줬으면 좋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다저스는 그랜달을 영입하면서도 엘리스와 재계약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는 엘리스가 커쇼의 전담포수가 될지 모른다는 이야기들이 흘러 나왔다. 매팅리 감독은 이날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가정에 의한 것이므로 답하기 힘들다"면서도 "어떤 선수가 특정한 선수만을 위해 볼을 받아준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왜냐면 다른 선수의 마음이 상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일단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커쇼나 잭 그레인키, 류현진 모두 훌륭한 투수들이고 궁극적으로는 누가 자신의 볼을 받게 될지 결정하게 될 것이다. 또한 (포수 기용은)라인업을 구성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고 팀이 최고의 전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에도 관련이 있다"고 덧붙여 자신에게도 간단하지 않은 숙제임을 시사했다.
다음은 그레인키. 오프시즌 내내 특히 다저스가 FA 거물급 선발을 잡으려 한다는 루머가 돌 때마다 거론됐던 것이 그레인키가 갖고 있는 옵트 아웃이다. 그레인키는 다저스와 6년 계약을 맺었지만 3번째 시즌인 올해 말에는 옵트 아웃 권한이 있다. 다저스와 남아 있는 3년 7,100만 달러 계약을 포기하고 FA가 되어 시장에서 블록버스터 계약을 노릴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이날도 어김 없이 그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그레인키는 “그 점(옵트 아웃)에 대해서 생각은 했다. 하지만 이 질문은 내가 지금 대답할 수 없기 때문에 그냥 질문을 위한 질문인 것 같다. 여러분들이 진짜로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것 같지는 않다. 무슨 의미냐 하면 팀이 늘 옵션을 갖고 있다. 팀은 선수계약을 받아들일지 거부할지 시즌 전에는 공표하지 않는다. 기다려야 할 것이다. 앞으로 벌어질 일에 따라서 어떤 것이 중요한지 드러나지 않겠는가”라고 답했다. 긴 얘기지만 짧게 줄이면 ‘지금은 답할 수 없다’이다.
이어지는 연장계약 추진에 대해서도 그레인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나도 연장계약에 대해서 열려 있다. 하지만 팀은 보다 적은 금액으로 계약하려는 것 역시 사실이다.”
다저스의 좌우 에이스에게도 답하기 곤란한 질문은 늘 있게 마련이다. 이번에는 캠프 입성 첫날부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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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쇼-그레인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