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투하트'? '커피프린스' 이윤정PD의 대표작 교체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5.02.20 11: 58

지난 2007년 방송된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은 명실 공히 히트작이었다. 공유 윤은혜 채정안 이선균 등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 가운데 미묘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드러낸 아기자기한 연출이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연출을 맡은 이윤정PD가 스타 감독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였다.
방영 중인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하트투하트'(극본 이정아, 고선희)는 그런 이윤정PD의 저력을 말해주는 작품이다. 각기 다른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외로운 두 남녀란 설정은 친숙했지만, 풀어나가는 방식은 새로웠다. 자존감은 낮지만 가치관은 뚜렷한 차홍도(최강희), 소년과 어른을 오가는 고이석(천정명) 등 개성 강한 캐릭터를 내세워 따뜻하고 풋풋한 로맨스를 그려내고 있다.
이윤정PD 특유의 귀여운 연출도 인상적이다. 술에 취해 고이석과 얼떨결에 하룻밤을 보낸 차홍도는 홀로 지난밤을 회상한다. 차홍도의 기억을 영사기로 삼아 지난 일들이 벽면과 천장에 펼쳐진다. 떨쳐버리려고 해도 지난 기억이 자꾸 떠오르는 차홍도의 마음처럼, 그의 시선을 따라 벽에서 벽으로 때론 천장으로 영상이 옮겨 다닌다. 그런 상황에 당황한 최강희의 표정은 사랑스럽다.

감각적인 영상미와 디테일이 돋보이는 소품은 드라마의 미덕이다. 역광을 이용한 차홍도와 고이석의 키스신은 여운을 남긴다. 퀼트 쿠션과 이불 등을 비롯해 잡다하지만 깜찍한 소품들이 가득한 차홍도의 집은 캐릭터의 성격을 반영하듯 아늑하고 포근하다. 2005년 MBC 단막극 '태릉선수촌'부터 인연을 이어온 음악감독 티어라이너가 들려주는 인디 감성의 음악들도 완성도를 높인다.
'커피프린스 1호점' 이후 이윤정PD의 행보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메가폰을 잡은 '트리플'(2009)은 화려한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이후 '골든타임'(2012)을 권석장PD에 함께 연출하고 단막극 '포틴'(2014)을 선보였지만 그를 두고 이렇다 할 반응은 없었다. 때문에 CJ E&M으로 적을 옮긴 후 자신의 강점을 고스란히 담아 내놓은 '하트투하트'가 더욱 반갑다는 반응이다.
'하트투하트'는 종영까지 4회를 앞두고 있다. 지난 14일 방송된 12회에서 차홍도와 고이석의 과거 인연이 드러나면서 새로운 국면을 예고했다. 웰메이드 드라마 '하트투하트'가 유종의 미를 거두며 이윤정PD의 대표작으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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