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 기자] 설 연휴 극장가에 프랑스 영화 한 편이 조용한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2년 국내에서도 성공 신화를 열었던 ‘언터처블:1%의 우정(이하 ’언터처블‘)과 꼭 닮은 영화 ‘웰컴, 삼바’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웰컴, 삼바'와 ‘언터처블‘은 태생이 같은 영화다. 흥행 주역인 올리비에르 나카체와 에릭 토레다노 감독, 배우 오마 사이가 다시 뭉쳤기 때문. 여기에 한국에 수많은 고정 팬을 확보한 프랑스 미녀 톱스타 샤를로뜨 갱스부르가 가세, 한층 더 따뜻하고 마음 푸근한 힐링 코미디 한 편을 탄생시켰다.
또 이 영화는 '언터처블'과 마찬가지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극명히 대비되는 두 캐릭터를 내세웠다. 흑과 백이라는 인종 차이뿐 아니라 살아온 삶의 방식과 처지도 완전히 다르다. '언터처블'에서는 그나마 같은 남자였지만 '웰컴, 삼바'는 남 녀로 성까지 구분되기에 재미를 더한다.

매사 긍정적인 불법 거주자 삼바(오마 사이)와 걱정 많은 커리어우먼 앨리스(샤를로뜨 갱스부르)다. 두 사람은 불법거주자 지원센터에서 불법거주자와 자원봉사자로 만난다. 공통점은 없는 두 사람이지만, 서로에게 편안함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하며 친구 이상의 관계로 발전한다.
배경은 프랑스이지만, 기본적인 정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삶은 고단하다. 삼바는 유쾌한 캐릭터로 그려지지만 그를 둘러싼 환경은 만만치 않다. 그는 세네갈에 있는 가족을 위해 갖은 고생을 하고, 가짜 신분증으로 이름과 외모를 바꾸며 하루살이 삶을 살아간다. 성공한 커리어우먼 앨리스는 엄청난 양의 업무에 시달리다 신경쇠약증에 걸린 상태다. 늘 넋이 나간 얼굴에 신경안정제와 수면제를 달고 산다.
그렇다고 마냥 우울하진 않다. 유머가 적재적소에서 등장한다. 힘겨운 삶을 버티게 해주는 인물들의 농담, 윌슨(타하르 라힘), 마누(이지아 이즐랭) 등 개성 강한 주변들의 에피소드나 다양한 사연이 어우러지는 이민자 센터의 풍경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영화는 델핀 쿨랭의 소설 '프랑스를 위한 삼바'를 원작으로 했다. 작가가 직접 불법거주자 지원센터에서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소설이다.
이어 닮은 곳 하나 없는 이두 남녀의 의도치 않은 첫 만남과 서로에게 상처를 위로 받고 변화돼 가는 모습은 영화 속 이들이 만들어갈 특별한 이야기를 더욱 기대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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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삼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