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그럴싸했지만, 실은 익숙한 포맷의 예능프로그램이었다.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설특집 예능프로그램 '왕좌의 게임- 슈퍼맨 VS 1박2일'(이하 왕좌의게임)이 그러했다.
'왕좌의 게임'은 KBS 2TV 일요일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의 코너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와 '1박2일'의 대결인 듯 했다. 개그맨 이휘재와 김준호가 각각 '슈퍼맨'과 '1박2일' 대표로 나섰다. 두 사람은 각각 팀원 15명과 함께 총 6가지 종류의 게임에 참가했다. 출연진들의 고군분투 끝에 김준호가 이끄는 '1박2일' 팀이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
두 인기 예능프로그램의 이름을 내걸었지만, 사실상 특별한 연관성은 없었다. 연출자인 '슈퍼맨'의 강봉규PD와 '1박2일'의 유호진PD가 각오를 다지는 것으로 경기를 시작했고, 진행 도중 '슈퍼맨'의 아이들과 '1박2일'의 멤버들이 영상으로 등장한 정도였다. 거창한 제목 대신 '이휘재 대 김준호'로 프로그램명을 정해도 될 듯했다.

그렇다 보니 출연진 구성도 기준이 모호했다. '1박2일'에 출연 중인 은지원과 김종민을 제외한 나머지 출연진들이 해당 프로그램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심지어 에프엑스 엠버, 씨스타 보라와 소유, 개그맨 박성광 등 일부 출연자는 전일 같은 시간대 같은 채널에서 방송된 설 특집 예능프로그램 '2015 스타골든벨'과 겹쳤다.
게임 또한 신선함과 거리가 멀었다. 팀원 전체의 얼굴이 대형 프레임 안에 나온 사진을 성공해야 하는 '찍혀야 산다'나 콜라와 아이스크림 등을 주어진 음식을 빨리 먹고 휘파람을 불어야 하는 '휘파람을 불어라' 같은 경우는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서 이미 활용된 게임이었다. 여성 출연자들의 애교나 댄스 배틀 등 고전적인 진행도 눈길을 끌었다.
즉, '왕좌의 게임'은 명절이면 흔히 볼 수 있는 스튜디오 예능프로그램이었다. 물론 설 특집 프로그램이 항상 새로울 순 없다. '왕좌의 게임'처럼 친근한 포맷의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다만 '슈퍼맨VS 1박2일'이란 부제를 왜 굳이 달았는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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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게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