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나가수’ 섹시했던 쇳소리, 하동균 위한 쇼타임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2.21 07: 16

가수 하동균이 자칫 잘못 부르면 밋밋하게 여겨질 수 있는 전인권의 노래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완벽하게 재해석했다. 심지어 ‘담배 두 갑을 피워야 나온다’는 거친 쇳소리를 뿜어서 안방극장을 전율하게 했다.
하동균은 현재 MBC 예능프로그램 ‘나는 가수다 시즌3’(이하 ‘나가수’)에 출연 중. 그는 비슷한 창법이 난무하는 한국 가요계에서 독보적인 색깔을 가지고 있다. 풍부한 감성은 물론이고 거친 남성미가 느껴지는 음색으로 사랑받는 가수. 그룹 원티드 멤버로 주목받은 후 짙은 슬픔이 묻어나는 창법으로 대중에게 각인됐다. 그는 ‘나가수’에 출연하며 R&B 가수들 특유의 ‘소몰이 창법’이 아닌 거칠면서도 힘겹게 느껴지지 않는 부드러운 음색으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는 중.
특히 매번 변화하는 무대로 다채로운 노래 선물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일 방송된 ‘나가수’ 2라운드 1차 경연에서 또 한 번의 파격적인 변주를 꾀했다. 바로 웬만하면 부르길 꺼려한다는 들국화의 노래를 선택한 것. 들국화의 보컬리스트인 전인권은 워낙 개성 강하고 호소력 짙은 음색을 가지고 있다. 들국화의 음반은 ‘한국의 명음반’을 꼽을 때마다 변함 없이 들어가는데 노래가 워낙 좋기도 하지만 전인권이라는 가수의 사람의 감성을 뒤흔드는 흡인력이 한 몫을 한다.

때문에 들국화의 노래는 노래 경연 프로그램에서 자주 나오지 않는다. 하동균 역시 이를 모를 리 없을 터. 그럼에도 하동균은 도전을 택했다. 이날 ‘나가수’는 존경하는 가수의 노래를 주제로 했는데, 하동균은 주저 없이 들국화의 ‘제발’을 택했다. 하동균이 부르는 ‘제발’은 좀 더 풍성한 변곡이 있었는데, 압권은 클라이맥스였다. 그는 전인권의 쇳소리 못지않은 굵직하게 어긋나는 소리를 질러댔다. 연달아 목에서 나오는 쇳소리는 안방극장을 강타하기에 충분했다. 거친 목소리에서 나오는 정제되지 않은 쇳소리는 심지어 섹시하기까지 했다.
이날 하동균은 이 노래로 ‘나가수’ 관객을 압도, 청중평가단의 선택을 받아 1위를 했다. 파격적인 선곡과 무대를 압도하는 풍부한 성량, 히든카드로 활용한 쇳소리가 그의 1위 등극에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나가수’는 가창력으로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경연을 벌이는 프로그램. 매회 긴장감 넘치는 대결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마성의 음색을 자랑하고 있는 하동균의 다음 무대가 벌써부터 보고 싶어진다.
현재 '나가수'는 오로지 노래로 승부하는 가수들의 화려하고 감동적인 무대가 금요일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다. 워낙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인 SBS '정글의 법칙'과 tvN '삼시세끼'의 공세가 만만치 않아 시청률 성적은 아쉽지만 높은 화제성만큼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노래 경연에 대한 안방극장의 지조 있는 선택도 한 몫을 하지만 무엇보다도 프로그램적인 재미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잡다한 예능적인 재미를 배제하고, 무대 완성도를 높인 제작진의 정공법이 어느 정도는 통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나가수’는 13주 동안 단 한 명의 가왕을 뽑는 구성으로, 소찬휘·스윗소로우·양파·하동균·박정현·휘성·몽니가 출연한다. 이날 방송은 새 가수인 휘성과 몽니가 합류했다. 1, 2차 경연 점수 합계로 탈락자를 선정한다. 하동균이 1위를 한 가운데, 새 가수인 휘성과 몽니가 각각 6위와 7위를 했다.
jmpyo@osen.co.kr
‘나가수’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