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V-리그 남자부 정규시즌 우승은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의 것으로 굳어지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 20일 대전에서 현대캐피탈을 맞아 3-0으로 승리하며 5연승으로 5라운드를 마무리했다.
2위 OK저축은행과의 승점 차이도 12점에 달한다. 양 팀 모두 6경기만 남긴 상황에 12점의 차이가 뒤집어지기는 쉽지 않다. 6라운드 첫 경기에서 최하위 우리카드를 만나 승점을 추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도 삼성화재의 정규시즌 우승 가능성은 매우 크다.
신 감독은 현대캐피탈과의 경기를 치르기 전 “오늘 경기를 잘 하면 7~80% 정도는 정규시즌 우승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경기를 3-0으로 마치고 나서는 “이제 7~80% 정도는 (정규시즌 우승까지) 온 것 같다”고 재차 언급했다.

삼성화재의 최대 장점은 역시 강한 조직력이다. 리시브 라인이 안정되어 있고, 유광우는 레오가 가장 무난하게 공격할 수 있게 공을 올려준다. 레오는 자신에게 오는 공이 나빠도 다른 공격수보다 성공률 높은 공격을 한다. 레오는 “토스를 할 수 있는 가능성만 있다면 최대한 뛰어가서 공격할 수 있게 공을 띄워준다”며 유광우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도 보이고 있다.
특별한 전술이 없는 것이 삼성화재의 전술이다. 선수 개개인의 움직임이 곧 전술의 일부분이다. 신치용 감독은 20일 현대캐피탈전을 앞두고 “전술적 보완은 없다. 기본과 집중력의 차이다. 전술은 갑자기 만들 수 없다. 전술엔 항상 함정이 있다. 축구나 농구는 뒤섞여서 하는 경기기 때문에 전술이 있지만 배구는 나뉘어서 한다. 9m 안에서 움직여 봐야 별 것 없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감독이라는 자리가 경기장 안에서만큼 밖에서도 중요하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그는 “전술이 아니라 열정을 만드는 것이 감독의 일이다. 좋은 전술도 본인들이 하려는 의지가 없으면 소용없다”며 감독의 첫 번째 덕목으로 화려한 전술보다 동기부여 능력을 강조했다.
또한 무엇보다 끊임없는 불안이 삼성화재의 오늘을 있게 만들었다. 신 감독은 정규시즌 우승을 위한 팔부능선을 넘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플레이오프까지 가는 것은 정해졌다. 그 외엔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방심을 경계하는 것이다.
그리고는 “우리카드를 이기면 정규시즌 우승 가능성은 90%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마무리했다. 다시 다음 경기로 주의를 환기시키는 화법이다. 실제로 24일 우리카드와의 맞대결에서 승점 3점을 추가하면 삼성화재의 정규시즌 우승 확률은 더욱 커진다.
6라운드 목표를 ‘빠르게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는 것’으로 정한 신 감독은 1위가 확정되면 이후 잔여경기에서는 부상이 있는 선수들을 회복시키고 체력훈련을 시키며 본격적으로 챔피언결정전에 대비할 방침이다. 정규시즌 우승 자체를 의심하는 시선은 없다. 하지만 언제 하느냐에 따라 챔피언결정전에서 보여줄 경기력은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정규시즌 때문에 불안했다면, 이제부터는 챔피언결정전으로 인해 불안해할 신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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