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의 한계는 어디인가. 배우 차승원이 '삼시세끼-어촌편'를 통해 탁월한 요리실력을 뽐내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고난도 요리를 어려움 없이 만들어 내는 그의 모습은 여타 서바이벌 프로그램 보다 짜릿한 긴장감을 안긴다.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어촌편' 5회에서는 급기야 빵까지 만들었다. 못 쓰는 아궁이를 화덕으로 삼아 빵을 만들 수 있겠다는 차승원의 말에 나영석PD는 점심으로 프렌치 토스트와 오렌지 잼을 주문했다. 이에 차승원과 유해진, 손호준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하자 진지한 자세를 취했다.
늘 그렇듯 차승원의 진두진휘 하에 빵 만들기가 진행됐다. 차승원은 제작진이 제공한 재료로 능숙하게 반죽을 만들었고, 사전 점검을 통해 아궁이의 화력을 가늠한 후 굽기 시작했다. 물론 유해진과 손호준의 공도 있었다. 손호준은 사용하지 않는 솥을 이용해 아궁이의 윗면을 막았고, 유해진은 빵틀 받침대를 만드는 등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차승원은 평소처럼 신속하고 꼼꼼했다. 그러면서도 "어묵을 만들 때보다 10배는 더 긴장된다"며 긴장한 모습이었다. 덤덤하게 요리에 임하던 평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아궁이에선 노릇노릇 익은 빵이 나왔고, 차승원은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정말 빵을 만들 줄 몰랐다"며 "나도 사실 신기하더라"고 소감을 말했다.
'삼시세끼-어촌편'의 매력은 이처럼 매회 진화하는 듯한 차승원의 요리 솜씨를 지켜보는 데 있다. 앞서 '산촌편'이 투덜거리면서도 주어진 임무를 결국 해내는 이서진을 지켜보는 소소한 즐거움이었다면, '어촌편'은 놀라움이 더 크다. 소박한 가정식은 물론 막걸리, 어묵, 해물찜, 빵까지, 차승원의 손을 닿으면 종류를 망라하고 모든 음식이 맛깔스럽게 완성됐다.
또 다른 놀라움은 차승원의 순발력과 유연함이다. 식재료가 부족하고 도구가 없는 상황도 무난히 극복해 낸다. 유해진의 낚시 실패로 생선은 없었지만 해물찜은 근사했다. 그만큼 평소 요리를 즐겨하고, 타고났다는 뜻이다. 아궁이 속의 빵을 "3분만 더 놔두자"는 차승원의 말에 유해진은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해 했지만, 그것은 계산된 결과가 아닌 숙련된 요리사의 감이었다.
때문에 일부 애청자들은 차승원을 두고 '사기 캐릭터'라고 한다. 멋진 외양을 지닌 그가 요리까지 잘하기 때문이다. 이참에 냉장고 속 평범한 재료들로 특별한 요리를 만드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해 보는 것은 어떨까. '삼시세끼' 속 차승원이라면 현재 출연 중인 요리전문가들을 뛰어넘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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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어촌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