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미가 드디어 이시아에게 따끔한 한 마디를 던졌다. 지난 20일 방송된 JTBC 조선연애사극 ‘하녀들 9회에서는 절대 갑(甲) 허윤옥(이시아 분)에게 마지막 직언을 건네는 하녀 국인엽(정유미 분)의 모습이 그려져 눈길을 끌었다.
병판 댁을 떠나기로 결심한 국인엽은 허윤옥에게 작별 인사를 남기고 돌아섰다. 그러나 그간 하녀들을 상대로 부당한 처우를 일삼았던 허윤옥의 만행이 그녀의 발걸음을 다시금 멈추게 만들었다. 이에 국인엽은 “행랑식구들은 아씨의 장난감이 아니다. 그저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게 감사한, 그런 소박한 사람들이다”라며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또한 자신이 떠나는 대신 더 이상 하녀들을 괴롭히지 말라고 당부했다.
국인엽의 쓴 소리에 기가 찬 허윤옥은 “네가 아직도 내 동무인 줄 아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그럼에도 국인엽은 물러섬이 없었고, 오히려 “내가 천비로 떨어졌다고 해서 네가 날 아무리 핍박 한다고 해도, 저 밑바닥 어딘가에 너에 대한 우정이 남아있다”며 어릴 적 친구를 향한 애증을 드러냈다. 이어 국인엽은 한 때는 자신의 정혼자였지만 지금은 허윤옥의 남편이 된 김은기(김동욱 분)를 언급하며 “좋아하는 사람 꼭 행복하게 해줘”라는 씁쓸한 충고를 더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두 사람의 서늘한 신경전은 극의 긴장감을 높이는 동시에 보는 재미를 선사했다. 더불어 자신보다 못한 처지의 사람들을 철저히 무시하고 자존심만을 내세우기 바쁜 허윤옥의 극중 모습은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이 시대의 갑들과 너무나도 닮아있기에, 그들을 향한 언중유골이기도 했던 국인엽의 대사가 시청자들을 더욱 공감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 장면이 유독 돋보였던 이유는 정유미의 안정감 있는 대사 전달력과 섬세한 연기가 뒷받침되었기 때문. 정유미는 조용하지만 힘있는 말투로 국인엽이 전달하고자 했던 생각과 의미을 정확히 표현해내며 극의 몰입도를 한층 배가시켰다는 평이다.
한편, 방송 말미에 정참의 댁에서 극적으로 탈출했으나 뒤따른 자객에 의해 납치당하고 마는 국인엽의 모습을 그리며 또 한 번의 위기를 예고한 JTBC 조선연애사극 ‘하녀들’은 매주 금, 토요일 밤 9시 4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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