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SN=김사라 기자] 발랄할 때도 있었고 섹시할 때도 있었다. 때로는 화끈하고 때로는 감미롭다. 그룹 써니힐의 콘셉트는 워낙 다양했기 때문에 과연 이들이 무엇을 노래하는지 의아할 수도 있는데, 이들을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알 수 있다. 공감의 미학.
써니힐은 지난해 정규 앨범 파트A에 이어 지난달 파트B ‘써니 블루스(Sunny Blues)’를 발매했다. 월요병을 주제로 한 ‘먼데이 블루스(Monday Blues)’에 이어 이번 타이틀 곡은 ‘교복을 벗고’. 이들의 이번 공감 대상은 직장인이었다.
‘교복을 벗고’의 가사를 들여다 보면 ‘오늘따라 출근길은 정말 많이 춥네. 앞만 보고 달려왔던 시간들’, ‘난 어른이 되면 행복할 줄 알았어. 흔한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될 것만 같았어’ 등 직장 생활에 치이는 평범한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고 있다. 어른들이 자주 하는 ‘학교 다닐 때가 좋은 거야’라는 말을 학생일 때는 모르지만 막상 교복을 벗고 나면 이해가 된다는 이야기. 써니힐의 노래는 이처럼 찬찬히 들으면 눈물 똑 떨어질 만큼 현실적이다.

지난해 활동했던 ‘먼데이 블루스’ 역시 그랬다. 곡의 분위기는 달랐지만 파트A와 파트B를 관통하는 ‘공감’이라는 요소가 틀을 만들고 있다. 사랑과 이별, 남녀 간의 밀당과 다툼이 가요의 소재로 주로 사용되고 있지만 써니힐은 조금 다르고 세세하게 사람들과 공감하는 법을 찾아낸 것.
최근 OSEN과 만난 써니힐 멤버들은 “콘셉트가 변해도 공감이라는 것은 변한 적이 없다. ‘미드나잇 서커스’는 삶이 무대인 사람들을 위한 공감이었고, ‘먼데이 블루스’의 월요병은 빠르게 돌아가는 사회에 대한 일침이었다. ‘공감’이 키 포인트인 것 같다. 우리는 무대 위에서 이야기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랑에 국한되지 않은 공감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스펙트럼이 넓은 것도 써니힐의 강점이다. 간혹 ‘미드나잇 서커스’의 강렬함을 기대한 팬들에게 ‘교복을 벗고’라는 감성적인 곡은 써니힐의 퍼포먼스를 제대로 볼 수 없다는 점에 있어서 실망을 안겼을지 모른다. 하지만 써니힐은 이를 통해 ‘공감’이라는 것을 다양하게 표현하게 됐다. 써니힐은 “퍼포먼스도 할 수 있고, 감성적인 노래도 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있어 자부심”이라며, “‘교복을 벗고’를 녹음했을 때 노래를 잘 하는 것보다 이야기하듯이 편안하게 들리는 것에 중점을 뒀다. 누가 얘기해주는 것처럼”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공감’의 노래를 했다면 이제 써니힐에게 필요한 것은 소통. 써니힐은 최근 소규모 콘서트에 관심을 가지며 “목소리로 관객과 가까이 호흡하는 것이 정말 좋더라”고 소감을 말했다. 써니힐 멤버들은 “예전에는 큰 무대만을 생각했는데, 왜 선배 가수들이 콘서트를 작게 하려고 노력하는지 알게 됐다. 관객과 소통하는, 작은 무대가 작게 느껴지지 않게끔 하는 것이 우리만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공감을 넘어 또 한번 음악으로 소통하는 써니힐의 활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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