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는 하지 않고 자꾸 빵만 만든다. MBC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의 한지혜는 복수극 여주인공 답지 않은 답답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전설의 마녀'에서는 결국 남편 마도현(고주원 분)에게 끌려가는 문수인(한지혜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수인은 도현을 잘라내지도, 그렇다고 마태산(박근형 분)과 신화그룹을 향한 복수에 힘을 쓰지도 않은 채 어정쩡한 태도로 시청자들을 더욱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도현은 결국 수인에게 집착했다. 2년 만에 깨어난 그는 수인 옆에 남우석(하석진 분)이라는 남자가 있다는 사실에 분노, 수인이 눈 앞에 없으면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이런 도현을 수인은 차갑게 쳐내지 못했다. 그의 마음은 분명히 우석을 향했지만, 자꾸만 도현의 병실을 찾아갔다.

물론 혼수상태에서 2년 만에 깨어난 남편 도현을 생각하는 수인의 마음은 애틋하다. 그러나 도현의 가족들인 신화그룹 사람들이 여전히 수인을 "천한 것", "저 물건"이라고 표현하는 상황에도 수인은 도현을 잘라내지 못했다. 마주란(변정수 분)에게 모진 소리를 하기도 했지만 그 뿐이었다. 그는 언제나 어정쩡한 태도로 도현을 찾아갔다.
이런 가운데, 수인은 복수를 잊어버린 모습이다. 애초에 '전설의 마녀'는 신화그룹을 상대로 복수에 나선 여자들, 마녀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수인은 복수는 하지 않고 자꾸 빵만 구워댄다.
물론 이는 교도소 출소 후 홀로서기에 성공하는 수인의 모습을 그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지지부진해도 너무 지지부진하다. 수인은 자꾸만 빵을 만드는 파티셰로 성공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뿐, 신화그룹에 강한 한방을 날리거나 통쾌한 복수를 하지는 않고 있다. 복수극이라는 '전설의 마녀'의 장르에 아쉽기만 한 여주인공이다.
수인이 이렇게 같은 자리를 빙빙 돌 동안, 오히려 주인공은 차앵란(전인화 분)가 꿰찼다. 앵란은 태산에게 전면전을 선포한 이후 계속해서 주주를 설득하고 우석에게 협력을 제안하는 등 차근차근 복수를 준비하고 있다.
수인은 도현이 자신에게 집착하거나, 도현의 가족들이 막말을 내뱉을 때도 울상만 짓고 있다. 언제까지 울상만 짓고 있을 텐가. 수인의 시원한 복수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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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마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