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의 집', '가족끼리'가 그립다고요? [첫방]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02.22 07: 15

전작의 후광은 혹이 될까, 득이 될까?
지난 21일 방송된 KBS 2TV 새 주말드라마 ‘파랑새의 집’(극본 최현경 연출 지병현)에 대해 시청자들이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배우들의 캐스팅과 공감 가는 내용에 대해서 호평을 보이는 축이 있는가 하면 전작인 KBS 2TV ‘가족끼리 왜 이래’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한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
후속 작품의 입장에서는 시청률 뿐 아니라 작품의 내용까지도 흠 잡을 바 없는 평가를 받은 전작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없다. 특히 KBS 주말드라마는 한 드라마가 ‘대박’을 내면 그 다음 작품은 늘 그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는 패턴을 유지해왔기에 우려는 더 커진다.

일단 베일을 벗은 ‘파랑새의 집’은 취업난에 시달리며 꿈보다 현실을 택해야 하는 청년들과 그들 부모의 이야기를 그린, 다소 전형적인 가족극의 틀 안에 있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일명 ‘5포 세대’로 불리는 20대 중-후반 젊은이들을 극의 중심에 뒀다는 점, 젊은 세대의 취업난을 그리며 공감에 무게를 뒀다는 점에서 신선함과 가능성이 있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좋은 대학을 나오지 못 했다는 약점 때문에 매번 취업에 실패하는 김지완(이준혁 분)과 중견 기업 회장인 아버지의 등쌀에 억지로 아버지 회사의 입사 시험을 보는 장현도(이상엽 분)의 모습이 비교돼 그려졌다.
김지완에게는 배다른 여동생 한은수(채수빈 분)가 있었고, 은수는 새엄마 한선희(최명길 분)가 데려온 딸이었다. 할머니 이진이(정재순 분)를 비롯한 네 식구는 여느 가족 못지않게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다.
과거 잘 나갔던 김지완 아버지의 죽음은 장현도 아버지 장태수(천호진 분)와 관련이 있는 듯 그려졌다. 장태수는 친구였던 김지완 아버지를 떠올리며 가끔 악몽을 꿨다. 또 오민자(송옥숙 분)의 딸 강영주(경수진 분)는 엄마의 소원을 따라 교사가 되고 난 후 맞선을 보러 다니느라 바빴지만 한편으로는 “내 꿈은 아직 펼쳐보지도 못 했다”고 말해 변화를 암시 했다.
일각에서는 두 남자 주인공의 처지와 아버지들의 과거 인연에 주목해 이 드라마가 평범한 막장 복수극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지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것은 전작이었던 ‘가족끼리 왜 이래’와 전혀 다른 노선을 택하는 셈이 된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극본을 맡은 최현경 작가를 믿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최현경 작가의 최근 전작은 ‘이웃집 웬수’, ‘못난이 송편’, ‘사랑해서 남주나’ 등으로 막장보다는 주로 인물들의 소통과 관계에 초점을 맞춘, 따뜻한 ‘청정극’이 많았다. 이번 작품 역시 캐릭터들의 면면을 볼 때 과거와 비슷한 톤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감춰진 과거가 있지만 사고뭉치 아들에게 매번 당하는 장태수(천호진 분), 정수경(이혜숙 분)이나 주책맞고 귀가 얇은 오민자(송옥숙 분), 은행 지점장임에도 낮은 실적으로 마음 편할 날 없는 강재철(정원종 분) 등 부모들의 캐릭터는 친숙하면서도 인간적이라 재미를 줬다.
결국 관건은 ‘가족끼리 왜 이래’의 여운을 이길 만큼의 재미를 줄 수 있느냐다. 공감 가는 내용과 신선한 캐스팅, 친숙한 캐릭터들을 무기로 내세운 이 드라마가 이 같은 미션을 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파랑새의 집'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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