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어린 투수들이 괜찮네".
한화는 지난 21일 삼성과 연습경기에 3-2로 승리하며 오키나와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우승팀 삼성을 줄곧 겨냥해왔고, 첫 맞대결 승리로 기선제압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승리에 도취되지 않았다. 오히려 삼성의 젊은 투수들 성장세에 경계심을 느낀 모습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삼성의 어린 투수들이 괜찮다. 김동호와 김성한은 고양 원더스에 있었던 투수들이다. 구속이 147~148km까지 나오더라. 원더스에 있을 때도 144~146km 던졌다. 공이 빠르고 좋아 보였다"고 평했다. 한화가 경기는 이겼지만 3점 모두 삼성 수비의 실책성 플레이로 얻은 것이었다.

김성근 감독의 경계대로 삼성 투수들은 호투했다. 특히 6회부터 나온 김동호가 2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위력을 떨쳤다. 묵직한 직구로 박노민·황선일·최진행을 삼진 돌려세웠다. 9회 등판한 서동환도 1이닝을 탈삼진 2개 포함 무실점 퍼펙트로 깔끔하게 봉쇄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경기는 패했지만 젊은 투수들의 성장세에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김성근 감독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류 감독은 큰 웃음을 터뜨리며 "김동호가 좋은 투구했다. 원더스에서 온 친구인데 잘 던졌다. 김성한도 제구는 조금 불안하지만 나머지는 전체적으로 괜찮았다"고 평가했다.
9회 호투한 서동환의 경우 필승조 진입 가능성도 열었다. 류 감독은 "서동환이 작년보다 많이 좋아졌다. 1~2구 볼볼 했지만 직구와 슬라이더가 낮게 제구가 잘 됐다"며 "만약 우리 필승조 투수들이 부진할 경우에는 서동환을 기용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확실히 볼이 좋아졌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삼성은 최근 몇 년 동안 투수 쪽에서 전력 유출이 일어나고 있다. 오승환이 일본에 진출했고, 배영수와 권혁은 한화로 FA 이적했다. 주축 선수들의 나이가 하나둘씩 들어가는 시점에서 마운드 세대교체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삼성이 대비해야 할 부분이다.
김성근 감독마저 긴장하게 한 삼성 젊은 투수들의 성장세. 캠프 연습경기에 이어 시범경기와 정규시즌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
김동호. 오키나와=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