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시즌이라는 생각이다".
한화 스프링캠프에서 최고 투수는 두말 할 것 없어 언더핸드 정대훈(30)이다. 그는 자체 홍백전 포함 총 5차례 연습경기에서 11⅓이닝을 던지며 1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1실점도 수비 실책에 따른 비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 제로. 4피안타 3볼넷 2사구 9탈삼진으로 세부 내용도 아주 좋다. 김성근 감독도 정대훈의 기량 발전을 칭찬하는 날이 점점 잦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17일 SK전에 선발등판, 3이닝 1사구 1탈삼진 노히트 투구에 이어 21일 삼성전 2⅓이닝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위력을 떨쳤다. 김성근 감독은 삼성전이 끝난 후 "정대훈이 6회 도망간 때를 빼고는 좋았다. 처음보다 많이 좋아졌다"며 중간에서 요긴하게 쓸 투수라고 기대했다.

니시모토 타카시 투수코치는 정대훈에 대해 "투구폼과 밸런스가 좋아졌다. 작년 가을 홍백전 때만 하더라도 안타·안타·안타로 제일 안 좋았던 투수였다"며 "하지만 진짜 열심히 연습하고, 주문한 것을 확실히 들었다. 폼을 제대로 만들어 고치 캠프 때부터 변하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했다.
기술적으로는 체중 이동에 변화가 있었다. 니시모토 코치는 "축이 되는 다리에 체중을 잘 실어 넣고 있다. 디딤 발을 몸에 딱 붙여나가 몸이 빨리 일어나지 않게 한다. 언더스로 투수가 몸이 빨리 일어서면 안 된다. 폼을 살리기 위해서는 낮은 폼을 유지해야 한다. 지금 정대훈은 밸런스와 컨트롤 모두 좋아졌다"고 기술적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정대훈 본인은 이 같은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는 "솔직히 크게 달라진 건 모르겠다. 몸무게도 그대로이고, 기술적·체력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다"며 "그저 감독님이 시키는 훈련을 따라하고 집중할 뿐이다. 코치님도 좋은 폼으로 던져야 한다고 하시는 만큼 그렇게 하고 있다"고 했다.
오히려 정대훈은 마음가짐의 변화를 말했다. "그냥 마음가짐이다. 절실함이랄까. 작년보다 경쟁이 심해졌다. FA 투수가 3명이나 오며 작년과 재작년보다 치열해졌다. 더 독하게 마음먹고 해야 한다. 이젠 야구를 잘해야 하는 나이다. 올해가 내게는 마지막 시즌이란 생각으로 한다"는 게 정대훈의 말이다.
최근 들어 자신에게 향하는 스포트라이트를 조금씩 느끼고 있지만 그럴때일수록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 한다. 정대훈은 "주위에서 올핸 좀 달라지냐고 한다. 그렇다고 부담스러운 건 없다. 부담 되면 안 된다. 잘해야 한다"며 "아직은 말을 아끼고 싶다. 시즌에서 잘한 다음에 주목받고 싶다"고 굳게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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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