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챔스 스프링 1R 결산] 슬로우 스타터 나진, 제대로 된 시동은 언제쯤?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5.02.22 07: 10

한국팀으로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 무려 3연속 진출을 해낸 전통의 LOL 명가 나진. "올해는 꼭 우승을 차지하겠다"며 박정석 감독의 다부진 출사표를 꺼내들었지만 현재 나진 e엠파이어의 성적은 3승 4패 득실 -1로 중하위권에서 순위 경쟁 중이다.
지난달 7일 열린 SK텔레콤과 개막전 부터 1-2 역전패. 첫 단추부터 역전패를 당하며 꾜였던 나진은 시즌 마지막 경기인 지난 14일 삼성과 2-1 승리까지 고행길의 연속이었다. 삼성에게는 진에어와 나진 이 두팀이 1라운드에서 세트 패배를 기록한 팀이 되고 말았다.
지난 3년간 롤챔스 스프링 시즌을 염두해 두면 나진의 중위권 이하의 성적은 그리 놀랄만한 일도 아니다. 좋은 성적을 낼 때도 있지만 2012시즌과 2014시즌은 롤드컵 한국 대표선발전 우승을 통해, 2013시즌은 NLB 우승을 바탕삼아 롤드컵 무대에 나섰다. 그러나 소드 2번, 실드가 1번 출전하면서 한국 팀으로는 유일한 3년 연속 롤드컵 출전팀임을 감안하면 아쉽기 짝이 없는 성적이다. 특히 프리시즌 3승 1무 1패로 준수한 성적을 냈던 걸 떠올리면 그 아쉬움을 더욱 짙어질 수 밖에 없다.

▲ 역전의 명수 였던 그 팀 맞나요
나진 하면 과거 실드와 소드를 가리지 않고 기억되는 한 단어가 있다. 바로 '이걸 나진이'라는 튀어나올정도로 역전의 명수였다. 지난해 롤챔스 2014시즌 스프링서 나진 실드는 KT 불리츠를 상대로 '패패승승승'이라는 기막힌 드라마를 쓰며 4강에 오른적 있다. CJ 블레이즈와 4강서도 '승승패패승'으로 따돌리면서 끈질긴 팀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번 스프링 시즌 1라운드 4패 중 2패의 내용은 1-2 패배였다. 풀세트 승부에서 보였던 강점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0-2 무릎 꿇은 GE 타이거즈와 진에어전 조직력이 무너진 완패였다.
지금의 통합 나진팀이 나오기전 색깔은 방패로 설명이 가능한 실드는 끈끈함으로 소드는 강력한 공격성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의 통합 나진은 실드와 소드의 장점이 어우러진 팀을 밑그림으로 잡은 팀. 정글러와 미드라이너는 실드에서, 탑은 소드에서 구성됐다. 바텀은 '제파'이재민과 '오뀨' 오규민이 상황에 따라 교대로 나서는 상태라 SK텔레콤의 미드 처럼 확실한 색깔을 두고서 경기를 풀어가고 있다.
박정석 감독은 "우선 팬여러분들께 너무 송구스럽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상태라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 하지만 조금 더 기다려주시면 팀을 끌어올리겠다. 1라운드에서 보여줬던 약점을 반드시 보완하겠다"며 칼을 갈고 있다.
 
▲ 발등 찍은 믿는 도끼...'꿍'과 '와치'의 슬럼프
'꿍' 유병준과 '와치' 조재걸. 이 두 선수는 분명 나진의 강점이고 자랑이었다. 노련한 조재걸과 꾸준한 연습벌레로 소문난 유병준은 다른 팀에서 탐을 내는 선수였다. 이 두명의 시너지로 인해 나진은 3년 연속 롤드컵 무대 진출이 가능했다.
그러나 롤챔스 1라운드를 마친 시점에서 이 둘의 기록은 기대했던 활약상에 비하면 안타까울 정도다. 유병준은 경기 당 4.2킬 2.6데스 5.5어시스트로 평균 KDA 3.6을 기록하고 있고, 조재걸은 경기 당 2.3킬 3.4데스 8어시스트로 평균 KDA 3점을 올리고 있다. 각각 평균 KDA 22위와 29위에 올라와 있다. 게임메이커인 유병준과 조재걸이 궤도에 올라오지 못했으니 당연지사 성적이 날리 만무한 상황인 것이다.
유병준과 조재걸이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할 경우 나진은 지금의 중위권 자리도 지키지 못하고 자칫 하위권으로 추락할 수 있다.
 
▲ 나진 e엠파이어의 2라운드 후반기, 희망 요소는
박정석 나진 감독은 "팬분들의 기대치가 높으셨는데 거듭 죄송하다는 이야기만 드린다. 공교롭게 안 풀린 경기가 많았지만 그것도 실력이라 너무 송구스러울 뿐이다. 다만 부족한 점은 충분히 보완할 것"이라며 "스프링 시즌 후반기인 2라운드 부터는 나진만의 색깔이 나올 것"이라며 선수단에 대한 응원과 믿음을 당부했다.
이어 박정석 감독은 "2라운드부터는 새로운 선수들도 보강된다. 선수들의 건강과 체력적인 면도 고려한 안배이니 만큼 긍정적 요소로 작용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밝혔다.
박 감독이 기대하는 비밀병기는 다름아닌 '피넛' 윤왕호. 이미 지난해 9월 솔로랭크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윤왕호는 이번 2월 만 17세를 넘기면서 롤챔스 나이 제한 규칙에서 풀렸다. 연습생 시절 '페이커' 이상혁의 아마 시절과 비교될 정도로 화제를 모았던 선수라 나진이 다가올 2라운드에서 충분히 기대를 걸어볼만한 선수다.
그래도 부진 선수들이 제 기량을 찾는 점이 중요하다. 박 감독은 "(유)병준이나 (조)재걸이나 아직 발동이 제대로 안 걸렸을 뿐이다. 꾸준하게 노력하는 선수들이니 믿으셔도 좋다"면서 무한 신뢰를 보냈다. 1라운드서 들쭉날쭉했던 나진의 행보가 2라운드에서는 어떻게 이어질지 기대가 된다.
scrappe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