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체' 기성용(26, 스완지 시티)에게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기성용은 22일(한국시간) 웨일스 스완지 리버티 스타디움서 열린 2014-201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2-1 역전승의 일등 공신이었다. 0-1로 뒤지던 전반 30분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가 올라오자 감각적으로 왼발을 갖다 대 귀중한 동점골을 뽑아냈다. 1-1로 팽팽하던 후반 28분엔 존 조 셸비에게 패스를 건네 바페팀비 고미스의 역전 결승골에 발판을 놨다.
공격적인 재능을 맘껏 뽐냈다. 이날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스완지에서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맡은 기성용은 때로는 공격수로 변신해 맨유를 괴롭혔다. 전반 30분 동점골 장면이 대표적이다. 왼쪽 측면에서 셸비의 크로스가 올라오자 기성용이 어느새 문전으로 쇄도해 왼발 동점골을 뽑아냈다.

완전체에 가까워진 모습이다. 기성용은 올 시즌 스완지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중원에서 공수 조율을 완벽에 가깝게 해냈다. 현지 언론이 '스완지의 마에스트로'라는 별칭을 붙여줬을 정도다. 비단 중원 사령관의 역할만은 아니다.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못하는 게 없다. 미드필드와 최전방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능력을 증명했다. 벌써 리그 5호 골을 신고하며 득점까지 책임지고 있다. 윌프레드 보니가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하면서 팀 내 최다 득점자에 이름을 올렸다.
'빅클럽' 맨유 킬러로도 우뚝 섰다. 올 시즌 맨유와 개막전서 첫 골을 터트렸던 기성용은 다시 한 번 맨유전서 골맛을 보며 포효했다. 이 골로 박지성이 보유한 한국인 EPL 최다 골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박지성은 지난 2006-2007, 2010-2011시즌 EPL서 맨유 유니폼을 입고 5골씩 넣은 바 있다.
기성용의 활약 덕에 스완지도 역사를 썼다. 맨유를 상대로 역사상 처음으로 더블(홈과 원정서 모두 승리)을 달성했다. 기성용은 올 시즌 맨유와 정규리그 2경기서 2골을 넣었다. 2연승을 이끌며 역사의 중심에 섰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스완지의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던 지난 2012-2013시즌 9위-승점 46(최고 순위-최다 승점)을 갈아치울 기세다.
이쯤되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특급 활약이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공수 조율은 물론 골까지 넣고 있다. 그것도 빅클럽을 상대로 중요한 경기 때마다 한방씩 터트린다. 명실공히 스완지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기성용은 이날 경기 후 스완지 공식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서 "우리는 오늘 전술적으로 달랐다. 주어진 내 역할에 적응하려고 했다. 나에게 볼이 왔을 때 골을 넣기 위해 필사적으로 임했다"면서 "이날 골은 나의 맨유전 두 번째 골이었고, 나에겐 믿을 수 없는 시즌이 되었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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