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보직이든 OK" 이현승, 기대감 증폭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2.22 06: 06

첫 실전 등판에서 일본 타자들을 제압한 이현승(32, 두산 베어스)에 대한 팀의 기대가 점점 커져만 간다.
이현승은 지난 21일 일본 미야자키의 난고구장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온스와의 연습경기에서 2이닝 동안 31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했다. 4회초 7득점해 전세를 뒤집은 두산은 이현승의 피칭까지 앞세워 8-7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세이부에는 1군 멤버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더군다나 선발 진야곱이 1이닝 4실점(3자책), 김명성이 2이닝 2실점한 뒤였기에 더욱 돋보였다. 두 투수가 고전한 반면 이현승은 무실점으로 2이닝을 틀어막아 팀이 어렵게 얻은 리드를 지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김태형 감독도 “현승이가 노련하게 자기중심적으로 경기를 이끌어 갔다”며 경험 많은 베테랑 투수의 투구를 칭찬했다. 일본프로야구 1군에서 뛰는 선수가 많이 버틴 세이부를 맞아 그리 빠르지만은 않은 공(최고 구속 142km)으로 투수 수도 조절하며 타자들을 이긴 관록을 높게 산 것이다.
경기 후 이현승은 “90% 정도로 던졌다. 테스트한다는 생각으로 여러 가지 변화구를 섞어 던졌는데 제구가 잘 잡혔다. 어느 정도 감이 잡혀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2이닝 무실점한 변진수와 함께 이날 경기의 팀 내 우수투수로 뽑힌 이현승은 최고 구속 142km의 빠른 공과 함께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섞어 던졌다. 가장 빠른 포심 패스트볼과 가장 느린 커브의 속도 차이는 최대 42km였다.
첫 실전 등판에서부터 호투를 펼쳐 5선발 경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변수가 있다면 마무리다. 김태형 감독은 5선발 후보들 중 마무리를 먼저 정하고 5선발로 기용할 선수를 밝히겠다고 했다. 믿음직스러운 피칭이 이어진다면 마무리로 차출될 수 있다. 이현승은 “어떤 보직이든 팀에 필요하다면 맡을 자신이 있다. 팀에 보탬이 되고 나를 지켜보는 감독님, 선수단, 팬들 그리고 가족을 만족시키고 싶다”고 한 상태다.
올해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출국 이전부터 이현승은 “무리를 해서라도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는 말을 계속 해왔다. 그만큼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리고 그런 마음이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부터 차츰 결실로 드러나고 있다. 5선발이든 마무리든, 아니면 익숙한 셋업맨 자리로 가든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이현승에게 두산은 큰 기대를 걸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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