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두터워진 포수진 볼 수 있을까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5.02.22 05: 56

'포수왕국'은 넥센 히어로즈의 숙원사업이자 좀처럼 들어보기 어려운 말이다.
넥센은 2009년 말 김동수 현 LG 2군 감독이 은퇴한 뒤 강귀태, 유선정 등이 안방을 맡았다. 그리고 2012년 신고선수로 입단한 허도환이 절실함으로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공수에서 팀과 팬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간판 포수 뿐 아니라 탄탄한 백업 포수 한 명이 아쉬운 것이 넥센의 현실이었다.
2013년을 앞두고는 상무에서 제대한 박동원이 주전 포수로 바로 낙점되며 '개혁'의 바람이 부는 듯했으나 그는 부담감 때문인지 수비 뿐 아니라 자신의 장점이었던 타격에서도 기질을 발휘하지 못하고 다시 허도환에게 안방 자리를 내줬다. 이해창, 임태준 등이 있었으나 '제3의 포수'도 크게 돋보이는 기대주가 부족했다.

지난해도 외국인 선수 비니 로티노가 마스크를 쓸 만큼 포수 사정이 열악하기는 했지만 희망이 비쳤다. 백업 포수로 시즌을 시작한 박동원이 7월 청주 한화전에서, 몸상태로 인해 경기에서 빠진 허도환 대신 출전하면서 그 후 계속 선발 포수 기회를 받았다. 박동원이 수비에서 놀라운 발전을 보여주면서 박동원 선발, 허도환 백업 체제가 시즌 끝까지 원활하게 유지될 수 있었다.
올해 넥센에 필요한 것은 이제 백업 포수진을 두텁게 하는 일이다. 지난해 포수를 준비했던 내야수 서동욱이 정말로 마스크를 쓴 모습을 보지 않는 것이 과제다. 넥센은 1차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포수를 4명이나 데려갔다. 박동원과 허도환, 김재현, 그리고 지난해 중순 공익근무를 마친 유선정이 합류했다. 특히 2군 코치진의 추천으로 명단에 합류한 4년차 포수 김재현은 수비 면에서 발전 가능성이 커 코치들이 이구동성으로 기대하고 있는 선수다.
경험 많은 허도환까지 제치고 2차 캠프 명단에 든 김재현에 대해 박철영 넥센 배터리코치는 지난 21일 "지난해 11월 유망주 캠프 때보다도 더 좋아졌다. 수비가 많이 늘었다. 앞으로는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한다. 앞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선수"라고 평가했다. 염경엽 감독도 "1차 캠프의 성과는 투수진과 김재현"이라고 칭찬했다.
유선정은 공익 근무를 하면서 몸집이 커지고 실전 감각이 떨어져 몸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지만 미래를 보고 캠프에 합류시킨 경우다. 박 코치는 "선정이는 몸집이 커도 유연하고 경기 운영 능력이 좋다. 아직 우리 팀이 이렇다 할 포수가 없었지만 박동원 외 김재현, 유선정, 허도환까지 포수진을 탄탄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과제를 밝혔다.
물론 네 명 모두 타격에서는 아직까지 큰 장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박동원 역시 지난해 타율이 2할5푼3리에 그쳤다. 그러나 넥센의 포수 고정 타순인 9번에서 알 수 있듯 워낙 뛰어난 타력을 갖춘 넥센이기에 포수에게까지 타격능력을 원하지는 않는다. 뛰어난 수비와 투수 리드 능력을 갖춘 '믿고 보는' 포수를 여러 명 갖추는 것이 넥센의 오랜 목표이자 올해 가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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