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우투수 장진용(29)이 확실하게 치고 나왔다.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부터 페이스가 좋았고, 오키나와에서 열린 청백전, 야쿠르트와 연습경기에서 모두 호투했다. 이대로라면 선발진 후보 ‘영순위’라 할 만하다.
장진용은 21일 일본 오키나와 우라소에에서 열린 야쿠르트와 연습경기서 53개의 공을 던지며 4⅔이닝 1사사구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위기에서 병살타를 유도하는 노련함과 경제적인 투구로 마운드를 굳게 지켰다.
경기에 앞서 강상수 투수코치는 “진용이에게 오늘 경기는 중요한 시험대다. 지난해 야쿠르트와 연습경기에서 우리가 야쿠르트에 대승했기 때문에 야쿠르트가 만만치 않게 나올 것이다. 진용이는 물론 내게도 중요한 경기다”고 말했다. 강 코치의 예상대로 이날 야쿠르트는 선발 라인업에 반 이상을 주전선수들로 채웠다.

그럼에도 장진용은 절묘한 완급조절로 야쿠르트 타자들을 여유 있게 잡아갔다. 경기 후 장진용은 “긴장은 됐는데 던지다 보니 긴장이 풀렸다. 2군에서 던진다고 생각하고 던졌다”고 밝혔다. 투수조 조장 이동현은 장진용에게 “이제 날개 달었어”라고 격려하며 상금을 전달했다. 동료들 모두 프로 11년 동안 우여곡절을 겪은 장진용이 올라서기를 기원하고 있다.
양상문 감독과 강상수 투수코치 또한 같은 마음이다. 그래서 그만큼 장진용을 향한 기준선을 높였다. 양 감독은 야쿠르트전이 끝나고 나서 “선발투수 쪽은 고민이 이어질 것 같다. 진용이는 결과는 좋았지만, 내용에선 아직 만족할 수준이 아니다”고 냉정하게 바라봤다.
강 코치도 “스피드와 볼배합이 더 향상되어야 한다. 오늘 구속으로는 1군 무대서 힘들다. 130km대 후반에서 140km대 초반으로 구속이 형성되어야 한다. 제구력도 뒤에 가서는 흔들렸다. 전반적으로 디테일한 부분이 미흡하다. 1군 경기에 나갈 투수임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이날 장진용은 빠른 공 구속이 130km대에 머물렀다. 3회부터는 외야로 향하는 큰 타구도 몇 개 허용했다. 담장을 넘어가지는 않았으나, 홈플레이트 쪽으로 바람이 분 게 호재로 작용했다.
덧붙여 강 코치는 “진용이와 비디오를 보며 이런 부분들을 체크할 것이다. 물론 그만큼 기대가 큰 투수다. 점점 페이스가 올라오는 시점이기 때문에 더 나아질 것이라 예상한다”고 장진용을 향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현재 장진용은 임지섭 임정우 신동훈 유경국과 선발투수 진입 경쟁 중이다. 이들은 류제국의 무릎 수술과 신정락의 군입대로 공백이 생긴, 4·5 선발투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지금까지 투구 내용을 봤을 때는 장진용이 선두주자다. 강 코치가 제시한 부분까지 이뤄진다면, 1군 무대서 장진용의 모습을 꾸준히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장진용은 앞으로도 꾸준히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 투구수를 늘려갈 계획이다. 강 코치는 “이닝당 15개를 기준으로 선발투수들의 투구수를 늘려가고 있다. 다음 등판에서는 70개에서 75개 정도를 던질 것이다. 스프링캠프 전에 계획했던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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