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라, 역시 게스트를 불편하게 만드는 이 남자[Oh!쎈 초점]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02.22 10: 32

방송인 김구라의 '게스트를 불편하게 만드는 능력'은 확실히 탁월하다. 이것이 김구라를 타 예능인과는 차별화시키는 강점이기도 하다. 연예인에게는 '뜨악'할 순간일 지 몰라도, 시청자들에게는 한 순간 사이다 같은 웃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김구라의 이런 능력은 MBC 예능프로그램 '세바퀴'가 개편한 후 보다 잘 발현되는 모습이다. 김구라와 함께 2MC를 맡은 신동엽 역시 성격은 다르지만 솔직 토크 류의 일인자인 만큼 김구라와 어느 정도 케미스트리가 있다.
지난 21일 방송에서는 당사자에게 언제나 민감할 수 있는 개그맨 양상국의 공개 연애와 결별 이야기를 끄집어냈다.

김구라는 양상국이 결별 후 겪는 공개 연애의 후폭풍 얘기를 언급하며 상대방과 잘 지내고 있냐는 질문을 던졌다고, "서로 1시간 가량 통화를 했다. 헐리우드처럼 지내자고 했다"고 답했다.
김구라가 물꼬를 트자 곳곳에서 유머가 터져나왔다. 출연진 김태현이 양상국이 자신의 연애를 보통의 개그맨처럼 유머화하지 않고 '마치 배우처럼 침착하게 앉아있는 것'에 대해 칭찬을 하자 다소 머쓱해하더니, 결별의 원인을 묻자 "몰라! 헤어질 수도 있지"라고 폭발하 듯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이후에도 공개 연애를 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결혼을 해도 공개를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런 얘기를 전 농구선수이자 방송인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서장훈이 있는 앞에서 했다는 것이 포인트다. 이 얘기가 나오자마자 서장훈은 자신의 이야기가 나올 것을 예감(?)하고 이미 고개를 돌렸던 상태.
사실 서장훈을 방송인으로 자리잡아가게 만드는 데 김구라의 역할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소 딱딱해보이는 부정적 화법의 서장훈이 '악역' 김구라를 만나 친근한 캐릭터로 탈바꿈한다. 김구라는 그와의 친분을 발판삼아 끊임없이 그가 말하기 싫은 것들을 끄집어낸다. 이 과정에서 '여유로운 예능감'의 서장훈은 "자꾸 나한테 뭐라고 그래"라며 일종의 따뜻한 시선을 유발, 시청자들에게 한층 다가가는 부분이 있다.
앞으로 연예인들이 공개 연애를 하고 결별을 해도 할리우드에서처럼 편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게스트가 입을 모으자, 김구라는 서장훈에게 "먼저 시작을 하라"는 식으로 '툭' 던져 다시한 번 서장훈을 민망케했다.
MBC '라디오스타'에서 이미 충분히 봐 온 그의 날선 개그는, 그가 아내에 대한 빚보증으로 인해 생긴 채무 때문에 공황장애를 호소하지만 여전히 아내를 감싸주는 남자란 사실이 알려진 후에도 여전히 불호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KBS 2TV '해피투게더'에서 문희준이 말한 대로 김구라는 불도저에 비유한다면 문화재 발굴을 위해 인도도 파는 스타일이다. 연예인들이 불편하건 말건 거침없이 파고든다. 그리고 그 속에 분명히 건지는 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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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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