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김기태, 첫 사제대결 '스승이 웃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2.22 16: 21

22일 일본 오키나와 킨베이스볼 스타디움. 오후 1시 시작되는 경기를 앞두고 한화 김성근 감독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날 오전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고친다구장에서 훈련을 지휘한 김성근 감독은 경기 시간이 임박해서 경기장에 도착, 감독실에서 늦은 점심을 하고 있었다. 
이 때 김성근 감독의 방을 찾은 이가 있었으니 KIA 김기태 감독이었다. 김기태 감독은 식사를 하고 있던 김성근 감독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미 김기태 감독은 김성근 감독이 오키나와에 도착한 다음 날 고친다구장까지 방문해 스승에게 예를 갖춰 먼저 인사를 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오래 됐다. 1996~1998년 쌍방울에서 3년간 감독과 선수로 인연을 맺었다. 만년 약체였던 쌍방울은 김성근 감독 조연아래 다크호스로 탈바꿈했다. 당시 쌍방울에서 간판타자로 활약한 김기태 감독은 주장을 맡아 김성근 감독과 선수단 사이 가교 역할을 했다. 

그러나 재정난을 겪던 쌍방울이 1998년 시즌을 끝으로 김기태를 삼성으로 현금 트레이드, 스승과 제자는 각자의 길을 걸었다. 김기태 감독도 은퇴 후 지도자를 시작했고, 2012년 LG 지휘봉을 잡았다. 김성근 감독이 2011년 시즌 중 SK를 떠나며 프로에서 사제 대결은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김성근 감독이 한화 지휘봉을 잡으며 프로 무대에 복귀했고, LG를 떠난 김기태 감독은 KIA 새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비록 정식 경기는 아니지만 이날 처음 감독 대 감독으로 맞섰다. 김성근 감독에이나 김기태 감독이나 남다른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이날 연습경기는 한화가 KIA를 8-5로 꺾었다. 공격적인 전력 보강으로 기대감이 높아진 한화가 약체로 분류되는 KIA와 접전 끝에 재역전승으로 이겼다. 한화는 베스트 전력을 가동했고, KIA는 주전들을 배제하고 2군 젊은 선수들 위주로 펼친 경기라 큰 의미는 없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KIA의 어린 야수들이 잘 하더라. 앞으로 잘 만들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며 KIA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경기를 마친 후 김기태 감독은 다시 김성근 감독을 찾아 인사를 했다. 김기태 감독은 "일정상 4월말에야 뵐 수 있을 것 같다"며 스승에게 예를 갖췄고, 김성근 감독도 "그래, 수고하라"는 덕담과 함께 제자의 어깨를 두드려줬다. 스승과 제자의 진짜 대결은 시즌 개막 이후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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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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