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드라마 '장미빛 연인들'이 다른 누구도 아닌 아버지를 악역으로 내세웠다. 핏줄이기에 더욱 얄미운 악역이다.
지난 22일 오후 방송된 '장미빛 연인들'에서는 백장미(한선화 분)를 억지로 결혼시키려는 백만종(정보석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결혼마저 자신의 출세에 이용하려는 속내가 너무나 티가 나 밉상인 아버지였다.
만종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여배우인 딸 장미를 이용했다. 장미는 표정을 굳히고 섰지만, 그 옆에서 만종은 장미를 자랑하기 바빴다. 그 뿐 아니었다. 장미의 혼사마저 이에 이용하려 했던 것.

만종은 장미가 칠성그룹 이재윤 회장(김선혁 분)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그를 억지로 결혼시키려했다. 특히 장미가 재윤과 함께 있는 사진이 보도되자 이를 핑계로 결혼을 종용했다. 만종은 "이런 사진이 났는데, 아빠 선거에 도움은 못 될망정 내 얼굴에 먹칠하겠다는 거냐"면서 장미를 궁지로 몰았다.
장미는 박차돌(이장우 분)과의 쉽지 않은 사랑에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이 고생의 중심에는 만종이 있었다. 만종은 장미의 장래나, 부모의 욕심에 앞서 자신의 출세를 위해 둘의 사랑을 만류하고 있다. 그 어떤 극 중 인물보다 장미에겐 아버지가 최악의 악역이 되고 있다.
만종의 캐릭터 설정은 사실 이 뿐 아니다. 만종은 뒷돈도 망설임 없이 받는 공무원이며, 또 선거에 공천되기 위해 뒷돈을 찔러주기도 하는 이다. 여주인공의 아버지로서는 드물게 최악의 인물이다.
이러한 만종 캐릭터는 특수하다. 최근 종영한 KBS 2TV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는 아버지의 사랑이 시청자를 울렸다. 또한 여러 드라마에서 부모의 사랑을 그리며 공감과 눈물을 얻어냈다. 그런 가운데 등장한 악역 아빠 만종은 눈길을 끈다.
특히 정보석의 열연으로 만종은 더욱 악한 인물이 되고 있다. 악역과 익숙지 않은 정보석은 만종이라는 인물을 비열하고 얄밉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그는 악역으로서 충실히 역할을 다 하는 중이다.
한편, '장미빛 연인들'은 어린 나이에 크게 한 번 넘어졌지만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나 인생에 대한 해답과 행복을 찾아가는 주인공과 그 가족을 통해 희망을 그리고자 하는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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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빛 연인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