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덕분에 내가 더 한국에서 유명세를 타는 것 같다.”
강정호(28, 피츠버그)와 함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놓고 경합하고 있는 조디 머서(29, 피츠버그)가 유쾌하게 인터뷰에 응했다. 강정호는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에 위치한 피츠버그 스프링캠프에서 연일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한국 팬들은 물론 미국 현지 취재진들에게도 태평양을 건너 온 동양선수 강정호는 큰 관심의 대상이다. 지나가던 동료들이 강정호를 보고 “기자들이 너에게만 관심이 있다”면서 농담을 할 정도다.
공교롭게 강정호가 뛰는 유격수 자리에 조디 머서라는 베테랑이 버티고 있다. 이에 현지에서도 자연스럽게 두 선수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OSEN이 인터뷰를 요청하자 머서는 “작년만 해도 난 그렇게 인터뷰를 많이 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그런데 강정호 덕분에 요즘 내가 기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졌다. 한국 팬들이 날 알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면서 농담을 했다.

머서는 매일 같은 유격수조에서 강정호를 매일 매일 관찰하고 있다. 둘은 경쟁보다 서로를 격려하고 농담도 주고받는 동료사이다. 본격적인 야수조 훈련이 시작되기 전이라 특별한 경쟁의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강정호의 적응을 어떻게 보냐고 묻자 머서는 “강정호가 한국에서 잘했다고 들었다. 적응을 잘한다면 메이저리그에서도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덕담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머서가 순순히 주전 유격수 자리를 내놓겠다는 뜻은 아니다. 선의의 경쟁은 경쟁이다. 모든 메이저리거 선수들은 하루하루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 속에 살고 있다. 머서는 “경쟁은 모두에게 좋은 것이다. 서로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강정호에 대해 자신감이 있다. 난 괜찮다. 경쟁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시즌을 잘 준비하고 있다”고 당당하게 대답했다.

올 시즌 목표를 묻자 머서는 “한국에서도 날 알아봐주고 피츠버그 경기를 중계한다니 기분이 좋다. 작년에 플레이오프에서 실망스런 결과를 받았지만, 올해는 다를 거라고 본다. 내가 뛰어본 시즌 중 최고의 동료들과 함께 하고 있다. 시즌에 대한 예감이 좋다. 팀에서 날 원한다면 매일 주전으로 뛸 자신이 있다”면서 주축선수로 팀에 기여하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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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영상) 조디 머서(아래) / 브래든턴(미국)=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