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만큼 복수도 시원하다. MBC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의 김수미가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쾌감을 선사하고 있다.
김수미는 '전설의 마녀'에서 김영옥 역으로 출연 중이다. 영옥은 특수한 인물로, 처음 카메오로 작게 시작했다 서서히 비중을 키웠다. 예정에 없던 캐릭터이기에 전개도 독특한데, 이 예상치 못한 인물이 예상치 못한 전개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이젠 '전설의 마녀'에서 가장 사랑받는 인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지난 22일 방송분에서도 영옥의 진가가 드러났다. 그동안 영옥은 마주란(변정수 분)에게 사기를 치기 위해 만전을 기했다.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는 여러번 일본인 재벌로 변신했다. 일본어 몇마디로도 감쪽 같이 주란을 속일 수 있었던 영옥은 결국 주란에게 40억원 투자를 받아냈다. 물론 40억원을 투자한 탑세이프티라는 펀드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사실 주란의 40억원은 모두 그의 이름으로 기부됐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주란이 득달같이 달려와 따져물었지만, 영옥이 돌려준 것은 시원하고 통쾌한 욕 뿐이었다. 그동안 주란 앞에서 얌전한 일본인 행세를 하던 영옥은 180도 변신, 주란을 기절시킬 정도로 큰 한방을 날렸다.
최근 '전설의 마녀'는 지지부진한 전개로 일부 혹평을 받고 있다. 시원시원한 전개로 인기를 얻던 초반과는 달리 최근엔 그러한 '전설의 마녀'의 매력이 살지 못한다는 것. 그런 가운데 살아남은 이가 바로 영옥 캐릭터다. 영옥은 주란을 대상으로 한 사기극을 시원스레 성공시키며 통쾌한 재미를 선사했다.
사실 이러한 인기와 재미에는 영옥을 연기하는 김수미의 공이 컸다. 카메오였던 영옥이 현재의 주조연급 캐릭터가 된 것 또한 그 덕분이었다. 김수미는 차진 욕설 연기로 영옥 그 자체로 변신했고, 여기에 특유의 코믹 연기를 더해 웃음을 유발했다. 주인공들과는 상관없는 이야기 전개도 문제 없었다. 영옥 에피소드는 그 자체로 사랑받았다.
이날 방송에서도 김수미는 자신이 본래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영옥에 잘 녹아들게 했다. 전라도 사투리로 마구 욕을 퍼붓다가, 주란이 쓰러지자 "젠틀맨이다~"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영옥은 '현실 김수미'를 떠올리게 했다.
한편 '전설의 마녀'는 저마다 억울하고 아픈 사연을 갖고 교도소에 수감된 네 여자가 '공공의 적'인 신화그룹을 상대로 유쾌 상쾌 통쾌한 '전설'(湔雪, '설욕'을 의미)에 나서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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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마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