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와 SK의 경기 2쿼터 종료 36초를 남기고 사상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LG 골밑에서 SK 코트니 심스가 골밑슛을 시도하는 동안 LG 데이본 제퍼슨이 골네트를 잡고 수비를 실시했다. 가능하지 않을 정도의 시간동안 공중에 있었고 경기 해설자도 제퍼슨의 플레이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그리고 엔드라인에 있던 심판도 코트를 넘어와서 둘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그러나 심판은 여전히 궁금하지 않았다. SK 문경은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다. 역시나 심판은 문 감독의 요구를 받아 들이지 않았다.
48-35로 뒤진 가운데 SK는 공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의도치 않은 상황으로 인해 무산됐다. LG도 의외의 상황이었다. 제퍼슨이 골네트를 잡고 공중에 머물 것이라 판단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은 전혀 비디오 판독을 실시하지 않았다. 가뜩이나 심판판정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마당에 요지부동이었다.
KBL은 지난 2일 경기부터 전면적으로 비디오판독을 확대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테렌스 레더의 항의 퇴장건과 이정현의 3점슛이 수비자 파울로 지적된 것이 계기였다. KBL은 ‘그 동안 KBL은 FIBA 경기규칙 기준에 의한 비디오 판독을 실시해 왔으나 그 기준을 확대하자는 구단, 언론, 농구 팬들의 요구가 있어 이를 적극 수용하기로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비디오판독도 심판판정 개선에 큰 효과가 없었다. 오히려 오심은 더욱 많아졌고 비디오 판독을 실시하지 않는 경우도 생겼다. 비디오 판독 기준에 대해 KBL은 ▲공격제한시간(24초) 버저와 함께 성공된 슛이 손을 떠났는지 확인할 때 ▲터치아웃 여부가 불분명할 때 ▲스포츠 정신에 위배된 반칙(U2)인지 확인할 때 등 기준 다섯 가지를 추가했다. 마지막 기준으로 주심이 비디오 판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상황까지 포함시켰다. 사실상 코트 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에 비디오 판독을 실시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무의미한 상황이다. 오히려 자신들의 판단이 애매하다면 비디오판독을 하지 않는다. 오심이 더 발생하는 이유가 여기서 생긴다.
물론 이날 경기는 초유의 일이다. KBL 규정에는 골네트를 잡고 수비를 하는 경우 어떤 제재를 가해야 할지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 사실상 벌어질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KBL 관계자도 "현재 규정에 대해 논의중이다. 정확하게 어떤 잘못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시간피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규정이 없지만 다만 비슷한 상황은 KBL 규정 제 23조 1.2 볼의 아웃 오브 바운드 상황을 적용할 수 있다. '아웃 오브 바운드가 되어 있는 선수나 다른 사람에게 닿는 경우, 경계선 상이나 경계선 밖의 바닥이나 물체에 닿는 경우, 백보디 지지대나 백보드 뒷면 또는 경기코트 위의 어떤 물체에 닿는 경우를 적용할 수 있다.
규정에는 없었지만 적어도 심판은 이를 비디오도 판독해야 했다. KBL 관계자도 "범위가 넓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판정이 애매한 상황이라면 비디오 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미 심판은 비디오 판독을 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지난 9일 SK-동부전에서도 비디오 판독은 없었고 오히려 선수에게 테크니컬 파울이 주어졌다. 심판의 권위만 세울려는 모습만 나타나고 있다.
3명의 심판으로 제대로 된 운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심판 숫자를 늘리는 방안도 있다. 이미 K리그에서는 중요한 상황에 6심제를 운영한다. 6심제는 주심이 확인하기 어려운 페널티지역 상황을 완벽하고 정확하게 판정하기 위해, 기존 4명의 심판진인 주심(1명), 부심(2명), 대기심(1명) 외 2명의 추가 부심(Additional Assistant Referee)인 3부심과 4부심 등 총 6명의 판정관을 투입한다. 3, 4부심은 각각 골대 옆 엔드라인에서 ▲공의 골라인 통과 여부 ▲시뮬레이션 ▲페널티 에어리어(PA) 박스 내 파울 등을 정확하게 판단해 주심의 판정을 돕고, 최종 판정은 주심이 내린다.
다만 KBL은 플레이오프에서 한 명의 심판을 추가하지만 판정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 상황은 큰 의미가 없다.
만약 심판 숫자가 부족해 판정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면 K리그의 결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만약 그 마저도 원치 않는다면 돋보기라도 공동구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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