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1군 마운드의 윤곽이 드러났다. 지난해 불펜의 핵이었던 윤명준과 이현승이 각각 마무리와 5선발로 이동할 것이 유력하다.
김태형 감독은 22일 1군 투수진 운영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지난해 불펜의 중추였던 이현승, 윤명준, 이용찬, 정재훈 중 2명은 팀에 없다. 이용찬은 상무에 입대했고, 정재훈은 FA 장원준의 보상선수로 지명돼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게 됐다.
지난해 셋업맨이었던 이현승과 윤명준의 위치도 조정됐다. 노경은, 이재우 등과 함께 5선발 경쟁을 벌이는 동시에 마무리 후보이기도 했던 이현승은 5선발로 갈 것이 유력하다. 이와 함께 윤명준 역시 시즌 초 마무리로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형 감독은 “일단은 지난해 던졌던 선수들이 뒤로 가야할 것 같다. 지금으로서는 윤명준이 마무리가 될 확률이 높다. 경쟁에서 가장 앞선 것은 사실이다. 상황에 따라 불펜 투수들의 위치는 변화무쌍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경은 부상 이전에는 마무리로 노경은과 이현승 중 한 명을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노경은의 부상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
마무리로서 윤명준은 장단점이 있다. 김 감독은 “마무리는 타자들에게 주는 위압감이 있어야 한다. 명준이는 구질은 괜찮지만 폼이 깨끗하고 타자들에게 주는 위압감은 약간 떨어진다. 반면 경은이는 컷 패스트볼도 빠르고 위압감도 있다”고 설명했다. 위압감이 뛰어난 편이 아님에도 김 감독이 윤명준을 마무리로 쓰는 이유는 지난 2년간 불펜에서의 활약상을 바탕으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큰 변수만 없다면 윤명준은 바라던 마무리 보직을 맡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윤명준은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당시 “(마무리는) 경기를 끝내는 투수이기 때문에 매력이 있다. 경기 마지막에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그 위치에 서 있는 자체가 멋이 있는 것 같다”는 말로 마무리투수가 갖는 매력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5선발로는 이현승이 현재 가장 적합하다. 김 감독은 이현승이 5선발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것을 전제로 “투구 수를 80개로 맞춰줄 수는 없다. 뒤에 다른 투수 1명을 묶어서 쓰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현승이는 검증된 투수다. 다른 것보다 팔 상태가 문제다”라고 전했다. 진야곱을 비롯한 신예들과의 선발 경쟁에서는 아직까지 우위다.
또한 김 감독은 “선발투수를 키우기 위해 반반(예컨대 선발투수 뒤에 롱릴리프를 붙여서 쓰는 방법 등)으로 쓰고 싶지는 않다”고 한 뒤 “5선발로도 좋지만 현승이가 뒤로 가면 불펜이 안정된다”며 불펜에 있을 때 이현승이 갖는 매력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하지만 히어로즈 시절이던 2009년 선발로도 13승을 거뒀던 이현승은 내심 선발 복귀를 바라고 있었고, 김 감독의 뜻도 일치하고 있다.
이재우는 불펜에 고정된다. 이재우는 당초 노경은, 이현승 등과 5선발을 놓고 다투는 위치였으나, 김 감독은 “144~5km을 던지면서 1이닝만 막아달라고 직접 얘기했다”고 알렸다. 앞으로의 전개가 지금과 같다면 두산의 투수조 조장인 이현승은 선발로 가고 마운드의 최고 베테랑인 이재우는 불펜에 자리를 잡는다. 이외에도 불펜에서 활용될 선수 중에서는 함덕주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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