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해외로 나갈 생각은 없다. 돈도 중요하지 않다."
최근 전북 현대는 이호(31)의 영입 사실을 알렸다. 권경원의 이적으로 갑작스럽게 생긴 중원 공백을 채우기 위한 영입이다. 나쁘지 않다.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러시아 리그, 유럽축구연맹(UEFA)컵, UEFA 슈퍼컵 등의 우승 경력이 있는 이호는 풍부한 경험은 물론 현재 기량도 수준급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호가 처음 원했던 곳은 전북이 아니다. 이호는 "사실 해외로 나가고 싶었다. 울산 현대에서 잔류를 원했지만 양해를 구하고 해외 진출을 노렸다. 그러나 복잡한 일이 발생하면서 해외 진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울산과 오해도 생겼고, 협상도 결렬됐다"고 짧지만 길었던 2달 동안의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그 사이 이호는 중국으로의 이적도 알아봤다. 지난달 초 중국 매체는 이호가 상하이 선화와 이적 협상을 가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자유계약(FA) 신분인 만큼 걸림돌은 없었다. 상하이 선화 외에도 다른 중국 구단에서 관심을 갖기도 했다. 이호의 결정은 한국에 남는 것이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중국에서 뛰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을 내렸다.
이호는 "지금 내 입장에서는 돈은 큰 흥미가 되지 않는다. 전북의 조건은 해외보다 좋지 않았다. 해외로 떠났다면 돈은 더 많이 벌었을 것이다. 아내와 대화를 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리고 돈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전북은 이호의 마음을 어떻게 잡았을까. 이호는 박충균 코치의 전화 한 통화가 자신을 전북으로 이끌었다고 밝혔다. 그는 "울산과 결렬이 된 후 박충균 코치님께서 연락을 하셨다. 다른 것보다 코치님의 전화 한 통화에 전북이 끌렸다. 그리고 최강희 감독님과 미팅을 해보니 더 이상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겨울에 많은 생각을 했다"는 이호는 "이제 함께 했던 친구들도 많이 없어졌다. 선수로서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이 안타깝고 슬프다. 데뷔해서 한 팀에서 은퇴할 때까지 뛰는 낭만은 더 이상 축구에서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래도 전북은 우리를 나이 많은 선수로 보지 않고 그저 선수로, 사람으로 봐준다. 나 스스로 나이 때문에 위축되고, 자신감까지 떨어지는 상황에서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북을 선택한 이호는 자신이 원하던 해외 진출의 뜻도 접었다. 그는 "이제 해외로 나갈 생각은 없다. 돈도 중요하지 않다. 돈이 목적이 아니다"며 "아내가 축구 선수답게 지내보라고 했다. 이번 시즌에는 축구에 대한 열정을 키우고 싶다.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 그리고 전북에서 최선을 다해 축구 선수로서 30대의 터닝포인트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새로운 목표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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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