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징비록’, 연기 神들의 향연..안 볼수가 없네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5.02.23 07: 38

그야말로 연기 신들의 향연이다. 약 1시간 동안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력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징비록’을 봐야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되겠다.
지난 22일 오후 방송된 KBS 1TV 드라마 ‘징비록’에서는 류성룡 역의 김상중부터 선조 역의 김태우, 풍신수길 역의 김규철 등 출연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력이 전파를 타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방송에서 김상중은 목숨을 걸고 선조에게 자신의 생각을 묻는 단호함, 그리고 군주의 진심을 알고 난 이후 그에 대한 충심을 다지는 류성룡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해냈다.

그는 야심한 시각, 선조를 만나 “진심을 알고 싶다. 왕좌를 지키고자 다른 사람의 칼을 이용해 남을 친 것 아니냐. 왕께서 유생들을 죽인 것 아니냐”고 물었다. 신하가 군주에게 권력욕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한 것. 이는 당장 목숨을 잃어도 할 말 없는 위험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나라에 대한 애정, 왕에 대한 충심을 지니고 있는 만큼 목숨을 내걸고 단호하게 질문하는 류성룡의 면모를 김상중은 그려내 시선을 모았다.
또한 선조의 진심을 들은 후 그는 “전하를 의심한 소인을 죽여주시옵소서”라고 울부짖으며 왕에 대한 충심을 다지는 류성룡의 모습 역시 확인할 수 있었다.
김태우는 정통성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그리고 유약한 ‘인간’ 선조의 모습을 이번 방송을 통해 잘 그려냈다. 이날 류성룡의 질문을 받은 선조는 “내가 자격이 없이 왕좌에 앉았다. 정여립의 역모 사건 등은 다 내가 자격이 없어서 일어난 것”이라며 “내가 모두를 죽인 것이다”라고 자책했다.
뿐만 아니라 신하들에 둘러싸여 그들의 꼭두각시처럼 왕좌에 앉아있는 자신의 모습을 꿈으로 꾸며 힘들어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대들은 성군이라는 말로 나를 가둬놓고 그대들이 원하는 정치를 하려는 것 아니냐”며 꿈에서 소리친 선조는 결국 자신을 향해 옥죄어 오는 신하들의 모습에 소리를 지르며 꿈에 깼다.
이후 그는 온양행궁을 권하는 귀인 김씨(김혜은 분)의 말에 “내가 어떻게 궐을 비울 수 있겠는가. 그 사이 주인이 바뀔 수도 있는데”라며 방계 출신으로 왕위에 오른 것에 대한 콤플렉스, 불안함을 고스란히 드러내 시선을 모았다.
김태우가 그린 선조가 유약했다면 풍신수길을 그려낸 김규철은 그야말로 섬뜩했다. 조선사신단을 항복사절로 알고 있는 풍신수길은 자신에게 항복의 뜻을 밝히는 조선사신단을 향해 비릿한 웃음을 지어보였고 그들 앞에서 위협적인 행동으로 연기를 하며 조선사신단을 희롱했다.
게다가 고니시 유키나가(이광기 분)에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물은 뒤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라는 대답을 듣자 풍신수길은 “정확하게 짚었다”며 소름 돋는 웃음을 터뜨려 섬뜩함을 안겼다.
이들 뿐만 아니라 윤두수 역의 임동진, 이산해 역의 이재용, 가토 기요마사 역의 이정용, 광해군 역의 노영학 등 누구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이 ‘징비록’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
‘징비록’에 앞서 많은 사랑을 받고 전파를 탔던 ‘정도전’ 역시 요즘 보기 드문 정통 대하 사극이라는 점뿐만 아니라 출연했던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력이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발연기’라는 말이 해당되지 않는 연기 신들의 향연이 정통 대하 사극과 맞물리며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은 것.
‘정도전’에 이어 또 다시 정통 대하 사극을 표방하는 ‘징비록’은 임진왜란이라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함께 배우들의 완벽한 열연으로 방송 초반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편 ‘징비록’은 류성룡 선생이 집필한 '징비록' 내용을 바탕으로 임진왜란이 발생하기 전부터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노량해전까지 시기에 조정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4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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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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