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 공 받은 김태형 감독 "잘 던지는 이유있더라"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2.23 06: 10

“잘 던지는 이유가 있다”
김태형 감독이 지난 2년간 팀의 좌완 에이스로 맹활약한 유희관(29)의 공을 극찬했다. 김 감독은 지난 22일 취재진과의 만남에서 이번 시즌 전반적인 팀 운영에 대해 밝혔다. 그러던 중 올해 막강한 선발진을 형성할 톱니바퀴 가운데 하나인 유희관 이야기도 나왔다.
김 감독은 1차 전지훈련지였던 애리조나에서 유희관의 공을 받았다. 포수 출신으로 수많은 투수들의 공을 받아본 경험도 있기에 직접 공을 받아보고 싶은 욕심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현역 때와 같이 포수 장비를 착용하지는 않았지만 김 감독은 오랜만에 미트를 끼고 팀 간판투수의 공을 체험했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잘 던지는 이유가 있더라. 서클 체인지업도 좋았다. (SK에서 배터리코치로 있을 때) (박)희수나 (정)우람이 공도 받아봤지만 희관이 공도 참 좋다. 체인지업이 빠른 공처럼 오다가 끝에서 휜다”며 김 감독은 유희관의 체인지업에 높은 점수를 줬다. 리그를 대표하는 명품 체인지업을 구사하는 박희수, 정우람 같은 좌완들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체인지업을 던지는 유희관이다.
커브의 회전 역시 장점이다. 김 감독은 “커브도 받아봤는데, 회전이 풀리는 게 아니라 가속도가 붙는다. 또 어떤 볼을 던지든 팔 스윙이 똑같다”고 이야기했다. 옆에 있던 두산 관계자 역시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오 사다하루 회장도 김태룡 단장에게 똑같은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선수별 맞춤형 관리를 표방하는 김 감독은 유희관에게 자유를 줄 계획도 갖고 있다. “희관이에게 살 빼라는 소리는 하지 않겠다. 신이 나면 알아서 잘 던질 선수다. 야구하는 모습만 보겠다. 지난해에는 초반에 점수를 줬을 때 일찍 포기하는 모습이 약간 보였는데, 그런 점만 고치면 될 것 같다”는 말로 김 감독은 유희관의 기량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유희관은 기존의 외국인 선수 2명(더스틴 니퍼트, 유네스키 마야), 새로 영입된 장원준과 함께 막강한 선발 로테이션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두산은 위 4명에 5선발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이현승까지 포함한 5명으로 선발진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해내고 지난 시즌 토종 최다이닝 투수가 되기도 한 유희관은 신무기인 포크볼을 가다듬어 올해는 실전에서도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김 감독은 왜 유희관의 공을 받았는지는 따로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다른 투수들 공도 받아줬냐는 질문에는 아니라고 답했다. 이유를 묻자 김 감독은 “포수 장비를 착용하면 괜찮겠지만, 다른 투수들 공은 무섭다”고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 하지만 유희관은 김 감독 대신 상대 타자들에게 두려운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연마 중인 포크볼까지 완성되면 유희관은 한층 진화된 피칭도 보일 수 있다.
nick@osen.co.kr
두산 베어스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