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배터리’ LG 임지섭-김재성의 당당했던 신고식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2.23 06: 52

선배들을 상대로도 전혀 기죽지 않았다. 오히려 더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승부했다. LG 트윈스가 지난 22일 최연소 배터리 임지섭(20)과 김재성(19)의 활약에 힘입어 SK 와이번스에 승리, 연습경기 2연승을 달렸다.
LG의 미래를 느낄 수 있었던 경기였다. 지난해와 올해, 나란히 LG의 첫 번째 지명을 받은 둘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임지섭은 계획대로 한 단계씩 성장하고 있고, 김재성은 타석에서 차분한 자세와 간결한 타격으로 코칭스태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양상문 감독은 “지섭이는 발전하는 과정에 있는 선수다. 이 과정이 지금 잘 진행되고 있다. 재성이는 어리지만 방망이 하나는 정말 괜찮다. 타석에서 막 돌리는 느낌이 아니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실제로 이날 임지섭은 지난 18일 청백전보다 훨씬 나은 투구내용을 보여줬다. 3회 외에는 오버스로우가 거의 나오지 않으며 투구수 49개 3이닝 3피안타 3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1회와 2회에는 포크볼로 SK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했고, 3회에는 패스트볼의 구위를 앞세운 파워피칭을 했다. 임지섭은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투입한 SK와 맞붙은 것을 두고 “연습경기니까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연습경기에서 처음으로 선발 출장한 김재성도 돋보였다. 김재성은 3회초 제구가 흔들리며 위기를 맞이한 임지섭을 향해 직구 위주의 공격적인 승부를 요구했고, 이 승부수는 완벽하게 적중했다. 김재성은 “안타 맞더라도 가장 좋은 공으로 안타 맞아야 한다고 봤다. 그래서 지섭이형에게 몸쪽 직구를 요구했다. 지섭이형은 힘으로 타자를 누르는 투수기 때문에 지섭이 형의 스타일대로 돌파해야 한다고 봤다”며 무사 2루에서 내리 세 타자를 돌려세운 순간을 회상했다.
타석에선 LG가 선취점을 뽑는데 발판을 만들었다. 6번 타순에 배치된 김재성은 2회말 첫 타석에서 김광현을 상대로 중전안타를 터뜨렸다. 이후 문선재의 2루타로 3루를 밟았고, 김재율의 3루 땅볼에 홈을 밟아 1-0을 만들었다. 리그 에이스 투수를 맞아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자신의 스윙을 했다.
임지섭과 김재성은 LG의 대형 프로젝트다. 당장 이들이 1군 무대에서 배터리를 이루기는 힘들 수 있으나, 둘 다 LG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재능을 지닌 것은 분명하다. 특히 임지섭은 계획했던 것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 첫 무실점 투구를 한 만큼, 이 페이스를 유지하면, 선발투수진 합류도 가능하다.
양상문 감독은 2004년과 2005년 롯데 사령탑을 맡아 장원준-강민호 배터리를 키워냈다. 비록 장원준이 지난해 11월 두산 유니폼을 입었지만, 그 전까지 둘은 롯데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롯데가 암흑기를 청산하는 데에 주축이 됐고, 2013 WBC에선 함께 국가대표에 뽑혀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LG가 추구하는 방향은 분명하다. 신예 육성을 통해 꾸준한 강팀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 이천 챔피언스파크를 건립했고, 현재 2군은 대만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 이른바 화수분 야구를 하려고 한다. 임지섭과 김재성이 LG의 주축으로 자리하는 순간, LG는 더 이상 유망주의 무덤이 아님을 증명하게 될 것이다. 
drjose7@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