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챔스 스프링 1R 결산] 비운의 약체 IM, 악전고투 속 저력 보였다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5.02.23 11: 00

소위 LOL 좀 한다고 하는 프로지망생들이 가장 꺼리는 팀. 넉넉치 못한 팀 사정으로 죽어라 키운 유망주들이 다른 곳으로 가도 잡지 못했던 비운의 팀. 바로 이제까지 인크레더블 미라클(이하 IM)의 현주소였다.
힘겨운 현실과 어우러져 정글러인 '위즈덤' 김태완의 부상까지 롤챔스 스프링 1라운드는 IM에 악전고투의 연속이었다. 어렵게 롤챔스 시드선발전을 통과해 본선 무대에 올라왔지만 단 한 번도 완전한 전력으로 싸워보지 못했다. 로스터 제출 이후 발견된 부상에 '위즈덤' 김태완은 진통제를 맞아가면서 어렵게 경기를 펼쳤다.
최악의 상황이지만 IM이라는 팀 이름 처럼 기적의 순간도 몇차례 만들어졌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 1라운드 3승 4패 득실 -2로 5위 나진과 승차없는 6위다. 3위 진에어와도 1경기 차이에 불과해 롤챔스 2라운드서 조금 더 분발한다면 기적이 결코 꿈은 아니다. '위즈덤' 김태완 대신 새로운 정글러가 가세하지만 '무'에서 '유'를 만들었냈던 IM이라면 희망을 기대할 있다.

▲ 청천날벼락 같던 '위즈덤' 김태완의 손목 터널증후군과 반전
개개인의 기량은 솔로랭크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5대 5 팀경기인 LOL에서 가장 중요한 근간은 호흡과 팀워크다. 실전을 방불케하는 연습인 '스크림'을 통해 팀의 기량을 점검하기도 하고 끌어올릴 수도 있다. 그만큼 스크림에 대한 필요성은 두 말 하면 입 아픈 소리이다. 하지만 IM은 시즌 전부터 이미 팀의 근간이 흔들렸다.
바로 '위즈덤' 김태완의 오른 손목 터널증후군이 문제였다. 어렵게 고생한 선수의 부상도 안타까웠지만 부상에도 뺄수가 없던 팀 사정도 안타까웠다. 천재지변에 해당하는 사항이 아니라 교체선수 출전이 인정되지 않았고, 선수 역시 자신이 빠질 경우 팀이 몰수패 당하는 걸 지켜볼 수 없어 결국 아픈 손목을 진통제로 버티면서 경기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
힘겨운 상황이 예고된 만큼 '스크림'도 순조로울 수 없었다. 대략적으로 프로게임단들이 자체적이든 다른팀들 사이에서건 스크림을 최소 하루에 한 차례 정도 3세트 이상 소화했던데 비해 IM은 경기 전 겨우 1~2세트 맞춰보는게 고작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새로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김태완은 손목 부상 상태에서도 투혼을 발휘했고, 간판스타 '프로즌' 김태일은 듬직하게 팀의 중심을 잡았다. '손스타' 손승익과 '투신' 박종익은 경험 많은 다른 팀 선수들에 비해 조금도 꿀리지 않는 활약을 보여줬고, 백전노장 '라일락' 전호진은 탑에서 재평가를 받는데 성공했다.
강동훈 감독과 강병률 김목경 최승민 코치진은 힘겨운 상황에서도 여러가지 시도를 통해 대어라고 할 수 있는 진에어, KT전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진에어전 1세트, KT 1세트는 각각 15-2, 15-0 이라는 기막힌 스코어를 올렸다. 패배한 CJ전 1세트 역시 21-5로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 '프로즌' 김태일과 '투신' 박종익, 4강행의 키맨
롤챔스 1라운드를 6위로 마감한 IM이지만 상위권 팀들과 승차가 크지 않기에 얼마든지 4강 진입이 가능하다. 먼저 김태일이 더 예리해져야 한다. 경기당 평균 2.5킬 1.5데스 4.7 어시스트로 KDA 4.8로 KDA 전체순위 11위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두고 있다. 물론 11위도 좋은 성적이지만 조금 더 분발한다면 IM의 4강 진출은 결코 꿈이 아니다.
강동훈 감독은 "(김)태일이가 부담이 크겠지만 이제는 팀의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한다. 자신의 라인 말고 다른 곳의 어려움을 풀어주는 선수로 성장하느냐가 중요하다"며 '프로즌' 김태일의 역할을 기대했다. 여기다가 상단을 책임지고 있는 '라일락' 전호진이 안정감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대목. IM 승리와 패배에는 전호진이 버티느냐와 무너지느냐에 갈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김태일이 활약하고 전호진이 버틴다면 IM 파괴력은 상상 이상이다. 분위기를 타면 강팀들을 윽박지르던 IM의 롤챔스 스프링 1라운드 당시 경기력을 상기한다면 기대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들의 활약이 핵심이다.
수비에서는 '투신' 박종익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메타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최근 추세를 고려할 때 서포터의 역할은 갈수록 지대해지고 있다. 특히 후반 한 타에서도 서포터의 생존 여부는 한 타의 승패와 경기의 승패가 좌우할 정도로 키플레이어의 자리라고 할 수 있다. 강인한 인상과 달리 여린 마음의 소유자 박종익이 자신에게 오는 부담감을 덜고 진정한 승부사로 거듭난다면 IM은 순위경쟁에서 살아남을 힘을 가지게 된다.
IM은 5위 나진(3승 4패), 4위 SK텔레콤(4승 3패), 3위 진에어(4승 3패)와 승차가 없거나 불과 반경기인 사정권에 있다. IM이 짜릿한 반전 드라마를 완성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scrapper@osen.co.kr 
맨 위쪽부터 '프로즌' 김태일, '위즈덤' 김태완, '라일락' 전호진, '손스타' 손승익, 강동훈 감독, '투신' 박종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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