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챔스 스프링 1R 결산] '낯선 7위', 체면 구긴 디펜딩 챔프 KT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5.02.23 14: 58

지난 여름 열세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당시 최강이었던 삼성 블루의 'LOL 챔피언스(이하 롤챔스) 2연속 우승을 저지했던 KT 애로우즈. 최고의 무대인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한국 대표선발전에서 나진에 덜미를 잡히며 롤드컵에 나가지 못했고, 2015시즌 개막을 앞두고 '카카오' 이병권과 '루키' 송의진이 팀에서 이탈했지만 디펜딩챔프라는 걸 감안하면 KT는 이번 시즌 예상에서도 이견이 없던 강호였다. 하지만 추락은 순식간이었다.
KT는 13일 서울 용산 온게임넷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벌어진 진에어 그린윙스와 롤챔스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2-1로 승리했다. 1라운드 최종 성적은 2승 5패 득실 -5로 7위다. 상위 팀들과 승차를 생각하면 절망적이지 않을지 몰라도 사실 새로운 팀이나 마찬가지인 삼성을 제외하고, KT가 지난 롤챔스 디펜딩 챔피언임을 감안하면 실망스럽고 낯선 순위다.

▲ 시작부터 추락을 거듭한 KT
첫 상대인 나진부터 SK텔레콤, CJ 순으로 이어진 KT의 롤챔스 대진운은 굉장히 좋지 않다. 반대로 기세를 타면 이보다 좋은 대진운이 없다고 할 정도로 강한 상대들이 KT의 초반 분위기에 영향을 미쳤다.
한 번 꼬이게 되면 겁잡을 수 없을 정도로 위축될 수 있던 KT의 대진은 실제로 그 결과로 드러났다. 첫 단추부터 꼬였던 KT는 점점 나아지는 경기력이 아닌 갈수록 종잡을 수 없는 경기력으로 추락을 거듭했다. 지난 1월 24일 삼성과 경기 승리 이전의 기록을 보면 50분 장기전 끝에 승리했던 CJ와 지난달 21일 1세트나 16일 SK텔레콤과 2세트를 제외하면 단 한 번도 접전 보다는 힘을 제대로 못쓴 완패가 대부분이었다.
지난달 24일 삼성과 일전에서 2-0 승리를 거두면서 한 숨을 돌리는 듯 했지만 지난달 30일 GE 0-2(4-13, 4-15), 지난 7일 IM 0-2(0-15, 4-14) 등 졸전을 거듭했다. 디펜딩 챔피언이 맞나할 정도의 퍼펙트 패배까지 나왔고, 선수들에게 큰 소리를 좀처럼 내지 않는 이지훈 감독까지 성을 내면서 팀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었다.
1라운드 마지막 상대인 진에어를 2-1(24-14, 3-10, 11-3)으로 잡아내면서 분위기를 다잡는 모습을 보였지만 2년간 강호로서 명성을 떨쳤던 KT를 생각하면 답답하기 짝이 없다.
▲ '썸데이' 김찬호의 나 홀로 분전
지난 시즌 롤챔스 우승팀인 KT 애로우즈가 주축이었던 KT 이지만 시즌 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카카오' 이병권과 '루키' 송의진이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송의진의 공백은 '나그네' 김상문으로 막았지만 이병권의 빈자리는 원거리딜러 였던 '스코어' 고동빈이 메우기에는 너무나 힘들었다.
이런 난항 속에서 '썸데이' 김찬호의 분전은 눈여겨 볼 만하다. 팀의 맷집 역할인 소위 '몸빵'인 탱커 역할을 수행하는 탑 라이너임에도 김찬호(경기당 1,2킬 1.6데스 3.7어시스트 평균KDA 3)는 KDA 순위서 KT 선수로는 두번째로 높은 30위에 올라와 있다. 28위에 이름을 올린 노동현(경기당 2.7킬 2데스 3.6어시스트 평균KDA 3.1)과 비교할 때 영양가로 치면 KT의 기둥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김찬호로 홀로 잘한다고 팀 성적이 잘 나올리 만무하다. 김찬호의 안정감도 팀 추락을 막지는 못했다.
▲ 다시 일어서는 건 가능할까
"우리는 여름에 잘해야죠"라는 이지훈 감독의 말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무너진 팀 조직력을 급하게 메우기 보다는 서서히 다져서 롤챔스 서머시즌에서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이 감독의 의지가 드러나 있다.
일단 부정적이지는 않다. 선수들 개개인의 기량에서 찾아오는 문제가 아니라 조직력과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졌던 요인이 컸기 때문에 1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진에어전 2-1 승리는 가뭄의 단비 같았다. 이 승리로 선수들은 자신감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 팀의 주포인 '나그네' 김상문은 "이 승리로 부담감을 어느 정도 떨쳐냈다. 2라운드에서는 1라운드 부족했던 모습을 꼭 만회하겠다"며 각오를 피력했다.
여기에 스프링 2라운드부터는 2군인 연습생 시스템이 더 탄락을 받게 된다. 대기 중인 연습생들의 실력이 더 올라가게 되면 KT는 다른 팀들과 스크림에서 전력을 다할 필요가 없게 된다. 게다가 연습생들 중 급성장한 선수가 나올 시에는 서머시즌에 출전도 가능하다. 올라올 팀은 결국 다시 올라온다고 했던가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이지훈 감독이 이끄는 KT가 어떻게 재도약을 할지 지켜보는 것도 앞으로 롤챔스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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