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포미닛은 특별한 지점에 올라 있는 걸그룹이다. 요즘 가요계에서 드물게 데뷔 후 줄곧 같은 노선을 택해왔다고 할 수 있다. 포미닛만의 영역을 구축한 셈이다.
지난 9일 신곡 '미쳐'로 컴백한 포미닛은 이번 앨범을 통해 '포미닛 영역'을 더욱 단단하게 다졌다. "예뻐 보이는 것과 남성팬은 포기했다"라고 말할 정도로 과감하게 '센 캐릭터'를 밀고 나왔다. 데뷔 후 줄곧 비슷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좀 더 압도적인 느낌이었다.
'미쳐'의 포미닛은 데뷔 이후 가장 강렬하다. 검정색 의상, 눈이 안 보일 정도로 푹 눌러쓴 모자와 진한 메이크업 등 콘셉트에 충실한 모습이다. 헤어스타일이나 무대 퍼포먼스 역시 화려하고 강했다. 그동안 포미닛을 '센 언니들', '카리스마 걸그룹'으로 표현해온 만큼 이번 활동을 통해 다시 한 번 포미닛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사실 7년차 걸그룹으로 가요계에서 한 길을 걷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 많은 걸그룹이 일정 시점을 기점으로 섹시 콘셉트로 변신을 시도하거나, 조용히 활동을 마감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걸그룹 뿐만 아니라 아이돌로서의 한계가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한 가지 색깔로 팀을 유지하는 것은 많은 공이 들어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포미닛의 성과는 눈에 띈다. 데뷔 후 줄곧 같은 방향을 걸어오면서 그들만의 입지를 다지는 데 성공했고, 또 '포미닛은 세다'는 일종의 법칙도 성립됐다. 포미닛이 이번 앨범을 통해 '센 언니' 이미지를 강화하고, 더욱 강렬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선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그들은 '모 아니면 도'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모험적인 콘셉트였지만 '포미닛이라서 가능했다'는 반응이다.
새 앨범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음원차트에서도 상위권을 유지, 음악방송에서도 1위 트로피를 거머쥐고 있다. 특히 지난 21일에는 데뷔 7년 만에 처음으로 MBC '쇼! 음악중심'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정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
긴장과 설렘으로 시작된 센 언니들의 컴백이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면서 포미닛은 다시 한 번 그들의 자리를 탄탄하게 쌓아올렸다. 특히 이번 앨범은 공식적인 활동 없이도 중국에서 큰 방응을 얻고 있는 상황.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포미닛의 저력을 입증한 만큼, 앞으로 또 어떤 모습으로 '포미닛스러운' 음악과 무대를 만들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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