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스토리]외국인 편견 지우는 오승환의 '개념 언행'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5.02.24 06: 12

모든 마무리 투수들이라면 숙명처럼 가지고 있는 중압감. 한국을 떠나 일본에서 외국인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오승환(33, 한신 타이거스)은 지난해 어떤 느낌이었을까.
오승환은 지난해 한신에 입단해 1년간 마무리 투수를 맡았다. 입단 첫 해에 한국인 투수의 일본 무대 최다 세이브 기록(종전 선동렬 38세이브)을 깨며 2승4패 39세이브 평균자책점 1.75를 기록했다. 오승환은 리그 세이브왕과 함께 클라이맥스 파이널스테이지 MVP를 차지했다.
일본에 진출하기 전에는 삼성에서 최강 마무리로 활약한 오승환. 항상 9회 점수차도 얼마 되지 않는 긴장 상황에서 나오는 것에 대해 "마무리 투수의 숙명"이라 밝혔던 그였다. 그리고 혹시 외국이라 팀이 꼭 이겨야 한다는 중압감이 덜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기자의 편견에 불과했다.

지난 22일 오키나와 기노자 구장에서 만난 오승환은 "유니폼 입으면 다 똑같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오승환은 "외국인이라 느끼는 것은 보직하고는 관련이 없는 것 같다. 마무리로서의 마음가짐은 어디서든 마찬가지다. 마운드에 서면 팀이 이겨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다만 오승환은 "외국 무대는 모든 것이 처음이라 처음에 적응하는 데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그런 것을 풀지 못하면 외국이 싫어지고 한국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처음에는 훈련 장소 이런 것도 다 낯설어서 힘들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고 편해졌다"고 덧붙였다.
이날 일본 기자들은 오승환에게 함께 괌에서 훈련했던 가네다 가즈유키에 대한 이야기를 물었다. "가네다가 잘하면 기분 좋지 않겠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오승환은 "모두가 한신 유니폼을 입고 있는 한 팀 선수들이다. 가네다도 잘 하면 물론 좋겠지만 모든 선수가 잘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답했다.
오승환은 한신 내에서도 모범 외국인 선수로 꼽히고 있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랜디 메신저가 10kg 가량 살쪄 오고 마우로 고메스는 여권을 분실해 지각 합류하면서, 근육량이 늘어 돌아온 오승환과 더 대비됐다. 오승환의 책임감과 개념은 한국을 넘어 일본에서도 칭찬받고 있는 모습이다.
autumnbb@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