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35)이 1군 캠프 합류 5일 만에 다시 2군으로 이동한다. 아직 몸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1~2군을 오르내리고 있다.
모건은 지난 23일 일본 오키나와에 차려진 한화 스프링캠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모건은 이날 훈련장 대신 숙소에 머물렀고, 24일 2군 캠프가 있는 마츠야마에 돌아가기로 결정났다. 지난 20일 오키나와 1군 캠프 합류 5일 만에 다시 2군으로 떨어진 것이다.
벌써 두 번째 2군행이다. 지난달 25일 한화 1군 고치 캠프에 합류한 모건은 그러나 일주일 만에 서산 2군 캠프로 이동해야 했다. 지난해 5월 무릎 부상 이후 재활만 하느라 몸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은 탓이었다. 모건은 이정훈 2군 감독의 관리를 받으며 처음부터 몸을 만들었다.

결국 지난 20일 김성근 감독의 부름을 받고 다시 1군에 합류했다. 오키나와 도착 첫 날부터 가벼운 타격훈련을 소화하며 의욕을 보였다. 21일 삼성과 연습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첫 출격했다. 그러나 이날 삼진 하나 포함 2타수 무안타 1사구에 그친 모건은 6회부터 교체되며 경기에서 빠졌다.
그게 모건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이날 경기 후 김성근 감독은 모건에 대해 "어떻게 치는가 보기 위해 1번으로 쓴 것이다. 지금 당장 큰 의미 없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 봐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22일 KIA와 연습경기에 결장한 모건은 23일 훈련에서도 제외되며 다시 2군행을 통보받기에 이르렀다.
김성근 감독은 "모건의 컨디션이 안 좋다. 될 때가 되면 올라올 것이다"며 주변의 '길들이기' 시선과 관련해선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어디까지나 몸 상태가 실전 경기를 소화할 정도로 충분하게 올라오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과감히 다시 2군에 돌려보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완벽한 상태가 되기를 기다린다.
다만 시즌 개막이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큰 부상이 아닌데도 두 번이나 2군에 내려간 건 좋은 신호로 보기 어렵다. 감정의 기복이 심한 모건이 마음을 얼마나 잘 다스릴지도 걱정스런 부분. 그렇다고 원칙을 매우 중시하는 김성근 감독에게 예외란 없다. 모건 스스로 감독에게 인정받아야 한다.
아직 시즌 개막 전이기 때문에 벌써부터 퇴출 가능성을 운운하기에는 성급하다. 한화 관계자는 "작년 펠릭스 피에도 부상 때문에 시범경기 시작 후에야 1군에 합류했다. 모건도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보면 된다"고 했다. 몸값 70만 달러의 선수를 제대로 써보지도 않고 포기할 일은 없다. 1군 합류 5일 만에 다시 2군으로 떨어진 모건이 언제쯤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

오키나와=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