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한 가지 포맷을 유지해왔던 KBS 2TV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가 작지만 색다른 변화를 시도했다. 본격적인 코너의 시작 전 새로운 코너 ‘궁금하세요?’를 선보인 것. ‘궁금하세요?’는 한가지만으로 오래 사랑을 받아왔던 이 프로그램이 시도한 변화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지난 23일 방송된 ‘안녕하세요’에서는 본격적인 사연 소개 전 약 30분간 새 코너 ‘궁금하세요?’가 첫 선을 보였다.
베일을 벗은 새 코너 ‘궁금하세요?’에는 여섯 명의 어린이가 출연했다. 대부분 과거 ‘안녕하세요’에 주인공의 가족이나 친구 등으로 한 번씩 출연한 경험이 있는 이 일반인 어린이들은 ‘사람은 왜 사느냐?’부터 ‘아기들은 왜 분유만 먹느냐?’, ‘어른들은 왜 한 달 월급을 안 알려주느냐?’까지 어린이들이 궁금해 할 만 한 엉뚱하면서도 기상천외한 각종 질문들을 쏟아냈다.

이 질문에 답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안녕하세요’의 MC들과 게스트들. 이날 게스트로 초대된 박성광, 김영희, 박영진, 김기리를 비롯해 신동엽, 이영자, 컽투 등은 어린이들로부터 질문에 답을 하는 어른으로 지목돼, 그들이 이해할만한 답을 주기 위해 진땀을 뺐다.
관전 포인트는 예상을 할 수 없는 아이들의 ‘돌직구’ 질문과 이를 그들의 언어로 설명해주기 위한 어른들의 진땀나는 노력들이다. 예를 들어 “어른들은 한 달 월급을 왜 안 알려주느냐?”는 질문에 어른들은 여러 차례 답을 시도했고, 끝내 “영어 수학을 아무리 잘하려 해도 잘 안 돼죠? 아빠도 마찬가지다”라며 질문을 한 어린이로부터 “궁금증이 풀렸다”는 대답을 듣게 됐다.
‘궁금하세요?’는 그간 ‘안녕하세요’가 선보였던 특이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는 충격과는 또 다른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아이들의 엉뚱한 질문에 대답하려 애쓰는 과정은 평소 어른들도 진짜 의미를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이 많아 적잖은 감동이 있었다. “공부는 당연히 잘 살려면 해야 하는데 공부를 하다보면 내가 잘 살 수 있을까, 사람은 왜 살까 생각하게 된다”는 어린아이의 질문은 생각보다 본질적인 질문이었고 “정자”를 외치며 “우리는 수많은 확률을 뚫고 나왔다. 분명 그렇게 해서 우릴 만들어 준 이는 우리가 행복하게 살길 원할 것이다”라고 설명하는 김기리의 답 역시 진지했고 듣는 이들에게는 나름의 깨달음을 주는 ‘현답’이었다.
변화 또는 진화는 장수 예능이 더 오래 살아남기 위해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도전이다. 그런 의미에서 '궁금하세요?'는 '안녕하세요'가 내딛은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었다. 과연 이 코너는 '안녕하세요'의 새로운 얼굴로 정착할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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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