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오키나와, 한국팀 선택의 순간 왔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2.24 13: 00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는 한 시즌을 준비하는 데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의 훈련 성과를 실전을 통해 확인하고, 선수들은 자신을 제대로 어필할 수 있다. 특히 1군 진입을 노리는 신예 및 2군 선수들에게 연습경기는 한국시리즈만큼이나 큰 무대다.
그런데 지난 23일 예정됐던 오키나와 연습경기들이 비로 취소됐다. 강우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새벽부터 비가 왔고, 야구장에는 방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결국 넥센-SK, 한화-요코하마 2군과 연습경기는 아침부터 취소 판정이 내려졌다. 하나라도 더 체크해야할 코칭스태프. 한 번이라도 더 타석에 들어서야 하는 2군 선수들은 한 숨을 쉬었다.
문제는 이번 주에 꾸준히 비가 내일 예정이라는 것이다. 24일 새벽 6시 기준으로 현지 기상청은 강수확률이 24일에는 100%, 26일에는 80%라고 전했다. 24일에는 삼성-넥센, LG-주니치, 한화-야쿠르트, KIA-히로시마, SK-요미우리 등 오키나와에 있는 한국팀이 모두 실전에 나선다. 대부분이 일본팀 홈에서 열리기 때문에 적당한 비에도 경기를 할 수 있으나, 삼성-넥센전은 결국 취소됐다.

그만큼 한국팀들은 일본팀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서 연습 및 실전을 치르고 있다. 삼성이 아카마구장, LG가 이시카와 구장, SK가 구시가와 구장, 한화가 고친다 구장, KIA가 킨 스타디움을 쓰고 있는데 대부분은 일본 2군팀이 썼다가 자리를 비운 시설이다. KIA의 킨 스타디움은 라쿠텐 소유의 시설로, 라쿠텐이 1주일간 사용하면 자리를 비워주어야 한다.  게다가 삼성 LG SK만 실내연습장을 갖고 있다. 다른 팀들은 비가 오면 훈련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 
바람도 문제다. 지난 22일 이시카와 구장에서 열린 LG와 SK 경기는 강한 모래바람으로 6회말까지만 진행됐다. 18일 LG 청백전에서도 모래바람이 부는 순간마다 경기가 중단됐었다. 이시카와 구장은 내야 전체가 흙으로 이뤄져 있고, 구장도 바다와 마주하고 있다. 때문에 거센 바람에는 눈도 뜰 수 없다. 
대안이 없지는 않다. 바로 1차 캠프 장소인 애리조나와 플로리다에서 2차 캠프까지 모두 치르는 것이다. 애리조나의 경우, 1년에 비오는 날이 2, 3일도 안 된다. 기후와 시설도 최고다. 야구하기에는 그야말로 최적의 조건이다.
문제는 장소다. 애리조나에서 LG는 LA 다저스 시설을, 넥센은 텍사스 레인저스 시설을 사용한다. 두 팀 모두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이를 이용하고, 다저스와 텍사스 캠프가 시작되면 자리를 비우고 오키나와를 향한다. 애리조나에 계속 머물려면 2차 캠프를 진행할 새로운 장소를 찾아야만 한다.
찾으면 장소는 나온다. 애리조나에는 마이너리그팀이 쓰다가 떠난 야구장이나, 3월부터 대학 팀들이 사용하는 시설이 있다. 그런데 메이저리그 시설만큼 완벽하지는 못하다. 삼성이 오키나와 아카마에 실내연습장을 건설한 것처럼, 구단의 투자가 필요하다. 결국 애리조나에서 모든 스프링캠프를 치르기 위해선, 구단의 결단이 동반되어야 한다. 일단 한 구단은 오키나와 시설을 2군 스프링캠프로 사용하고, 애리조나에서 1군 스프링캠프 전체를 진행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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