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혜린의 스타라떼] 임신이든 아니든, 그냥 두 사람이 알아서 하면 된다.
연일 이슈를 낳고 있는 배우 김현중과 전여친 사이의 임신 공방은 최근 벌어진 연예계 이슈 중 가장 쓸데 없는 일로 보인다. 변호사, 소속사 등이 중간에 끼어 실타래가 복잡하게 꼬인 것처럼 보이는 이 문제는 사실 정답이 이미 나와있다. 김현중이 책임을 지겠다는데, 임신 사실을 확인하고 두 사람이 함께 미래를 도모하면 되는 것 아닌가? '책임을 지겠다'는 다소 전근대적인 이 표현이 결혼이나 공동 양육을 뜻한다면, 그에 대한 논의를 진행시키면 그만이다.(김현중 측은 '출산과 육아'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이 일은 우리가 자주 봐왔던 '막장 드라마'를 연상케 하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 혹시 전여친이 임신하지 않은 건 아닌지, 그 아이가 김현중의 아이가 맞는지 상상의 나래를 마구 펼치게 만들고 있다. 전여친이 임신을 입증할 자료, 이를테면 초음파 사진은 줬지만 함께 병원에 가지는 않고 있어(김현중 측 주장) 임신 여부가 100% 확실한 것은 아닌 것처럼 돼버린 탓이다. 김현중 입장에서야 이런 상황에서 이후 양육 대책을 논하기도 애매하다.

전여친 쪽은 곧 공식입장을 밝힌다는데, 그럴 시간에 같이 병원에 가서 김현중의 눈 앞에서 초음파를 함께 보는 게 어떨까 싶다. 그게 제일 확실한 방법이긴 하다.
그런데 전여친은 병원에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를 줄만큼 줬는데 왜 가느냐는 입장이다. 물론, 초음파 사진을 줬는데도 '못 믿는 것처럼 보일 여지가 있게' 병원 동석까지 요구하는 김현중 측이 괘씸하게 느껴졌을 가능성도 무시할 순 없다. 꼭 그와 함께 병원에 갈 의무도 없긴 하다.
그렇다면 이건 감정싸움이다. 두 사람 간에 지극히 개인적인 일일 뿐, 전국민에게 중계될만한 일이 아니다.
이 사안이 꽤 흥미롭다는 데에는 이견을 달기 어렵다. 지난해 갈비뼈 골절을 둘러싼 법적 공방과 공개 사과, 소 취하까지 단순히 연인간의 문제라고 보기 힘든 사건으로 시작해 바로 그 커플이 재결합도 모자라 임신 여부까지 거론하고 있다는 건 여러 드라마 작가들을 반성케할만한 전개이긴 하다. 그래서 이 사안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 탓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이 일이 계속되는 공식입장과 논쟁으로 치닫을 이유는 없다. 임신을 했든 안했든 여론은 두 사람에게 청혼을 강요할 수도, 결별을 강요할 수도 없다. 그 난리법석을 치르고도 (잠시나마) 재결합을 했다면, 두 사람의 관계는 꽤 복잡한 것으로 보인다. 병원을 가자는 김현중도, 기분 나빠서 안가고 싶을 전여친의 입장도 이해는 된다. 그 내부사정은 두 사람만 공유하고, 앞으로의 '공식입장'은 보다 미래지향적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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