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父子)는 가고 막강한 모녀(母女) 3대가 온다. 전작이었던 ‘왕의 얼굴’부터 SBS ‘펀치’나 KBS 2TV ‘가족끼리 왜 이래’ 등 남자들의 욕망과 삶을 다룬 드라마들이 주류로 자리를 잡고 있는 가운데 선을 보이게 된 여자들의 이야기는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까?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극본 김인영 연출 유현기 한상우)이 25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뜨거운 피를 가진 3대 여자들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그리는 작품. 1대인 안국동 유명 요리선생 강순옥 역은 김혜자가, 그의 두 딸인 김현숙과 김현정은 채시라-도지원이, 채시라의 딸 정마리 역은 이하나가 맡았다. 각자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던 네 모녀는 갑작스럽게 벌어진 여러 사건들로 인해 서로를 미워하고 사랑하며 성장해 나간다.

가장 기대되는 관전포인트는 역시 김혜자부터 시작해 채시라-도지원-이하나로 내려오는 여배우들의 케미스트리. 2012년 JTBC ‘청담동 살아요’ 이후 오랜만에 TV로 돌아온 김혜자와 2012년 SBS 드라마 ‘다섯손가락’ 이후 첫 작품을 찍는 채시라의 얼굴이 반갑다. 전작 ‘힐러’가 끝이 나자마자 합류한 도지원은 방송사 앵커 역을 맡아 동생 역을 맡은 채시라와 정반대의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며 tvN ‘고교처세왕’으로 복귀에 멋지게 성공한 이하나가 엉뚱하고 매력적인 정마리 역을 맡아 채시라와 새로운 세대의 모녀 관계를 보여준다.

네 모녀와 얽히고설키는 남자 배우들의 캐스팅 역시 눈여겨 볼만하다. 이순재는 강순옥의 죽은 남편 김철희로 출연, 1992년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 이후 다시 김혜자와 부부로 만난다. 특히 이철희는 아내를 버리고 사랑하는 여자 장모란(장미희 분)을 선택한 인물로 극의 중반 반전의 키를 갖고 있는 인물이다. 이어 김현숙(채시라 분)의 남편은 박혁권이, 김현정(도지원 분)과 러브라인을 만든 인물로 손창민이 출연해 ‘미중년’의 매력을 발산할 예정이다. 또 김지석, 송재림이 정마리(이하나 분)를 사이에 두고 삼각관계를 형성해 젊은 시청자들을 아우른다.
3대 모녀의 이야기를 그린다는 점에서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가족드라마에 가까워보인다. 경쟁작인 MBC ‘킬미 힐미’, SBS ‘하이드 지킬 나’가 로맨틱코미디인데 비해 네 모녀의 성장이야기를 담는 것이 강점으로도, 약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집필을 맡은 김인영 작가의 예사롭지 않은 필모그래피다. 김인영 작가는 KBS 2TV ‘태양의 여자’, ‘적도의 남자’ 뿐 아니라 MBC ‘맛있는 청혼’, ‘결혼하고 싶은 여자’, ‘비밀남녀’,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 등 여성들의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춘 작품들이 좋은 평을 받았던 작가. 이번에도 주종목을 만나 장기를 마음껏 발휘할 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이날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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